매일신문

[TV 영화] EBS 세계의 명화 '39계단' 23일 오후 11시

리처드 해니는 캐나다인으로 영국에서 살고 있다. 기억력이 좋기로 유명한 '미스터 메모리'라는 남자의 쇼를 구경 갔던 해니는 안나벨라 스미스라는 여성을 만난다. 그녀는 비밀조직의 스파이들에게 쫓기고 있다. 해니는 안나벨라를 자신의 거처에 숨겨주고 그녀로부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39 계단'이란 암호를 듣는다. 하지만 안나벨라는 밤새 살해당하고 만다. 이 일로 해니는 살인 누명을 쓰고 도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는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고 국가 안보 위협을 밝혀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가 아는 것이라곤 그 사건이 스코틀랜드의 작은 마을에 사는 남자와, 새끼손가락이 없는 남자, 그리고 '39 계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뿐이다. 해니는 살인자로 오해하고 자신을 쫓는 경찰을 피하는 동시에, 안나벨라를 살해한 자들도 피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파멜라라는 여자를 만나 도움을 청하지만 거절당하고, 가까스로 그 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조단 교수를 찾아간다. 해니는 조단 교수가 비밀조직의 두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교수의 집에서 탈출해 경찰을 찾아간다. 해니는 경찰에게 사실을 말하지만 경찰은 그의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 경찰서에서 도망친 해니는 파멜라의 신고로 비밀조직 일당들에게 잡히지만 다시 탈출한다. 결국 파멜라는 해니의 말을 믿게 되고, 비밀조직의 우두머리인 조단 교수가 39 계단에게 경고를 하려하며, 런던 극장에서 기밀을 넘겨받아 국외로 탈출하려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파멜라는 경찰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만 경찰은 역시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런던 극장으로 간 해니는 그곳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다수의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에서 반복되는 주제는 믿음과 배신이었다. 1935년에 제작된 영화 '39 계단'은 이후 히치콕 영화의 기준을 세운 모든 기본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평범하고 순진한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기이한 사건에 휘말린다는 히치콕 영화 특유의 주제를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히치콕을 서스펜스의 대가로 생각하지만, 그는 블랙코미디의 귀재이기도 했다. 이 영화는 두 장르를 한 영화에 융화시키는 히치콕의 재능을 잘 보여주고 있다. 히치콕은 또 이 영화에 훌륭한 배우를 캐스팅했으며 관객에게 평범해 보이는 신을 보여주지만, 그 장면은 곧 위협적인 것으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관객은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것이 히치콕 영화의 매력이다. 러닝타임 86분.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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