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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해와 달이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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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달에게 사람들이 사는 마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람들이 사는 곳은 참 아름다워.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지. 나뭇잎은 초록색이라서 얼마나 예쁜지 몰라."

이 말을 들은 달이 해에게 말했다.

"아니야, 나뭇잎은 은빛으로 빛나. 그리고 사람들은 늘 잠들어 있어."

해는 달이 한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잠만 잔다고? 사람들은 항상 바쁘게 움직여."

달도 해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해는 낮의 모습만, 달은 밤의 모습만 본 채 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해와 달처럼 자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듯 자기 생각만 옳다고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 부부간에, 부모 자식 간에, 형제간에도 그렇다. 특히 부부간에는 서로의 고집을 내세우다가 극단적인 경우에는 갈라서기까지 한다. 그러면서 성격 탓으로 돌린다. 성격 차이도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고 이해한다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옳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맞다고 했다. 이 말은 내 눈에 보인 것, 내 마음에 담은 것만이 돋보기 속에 크게 확대되었을 뿐 다른 이의 눈이나 마음은 보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리라.

어디 가정에서뿐인가.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이러한 생각의 차이는 일어난다. 조금도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 자기의 생각이 최상인 듯 목소리를 높인다. 목소리가 커야 이기기라도 하는 듯 한껏 목청을 돋운다. 그러다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비난하고, 질시하고, 서로에게 생채기를 남긴다.

나는 직장상사를 원망하며 가슴앓이를 한 적이 있었다. 왜 나에게만 그렇게 하느냐고 투덜거렸다. 진심을 몰라주는 것이 섭섭하고 억울했다. 피해의식이 나를 끌어안고 옴짝달싹 못하게 짓눌렀다. 어느 날 그분의 자리에 앉아 나를 바라보았다. 모자라는 능력, 설익은 인격, 모든 것이 허점투성이인 내가 거기에 있었다. 이랬었구나. 나 자신을 돌아보며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해는 낮의 모습만, 달은 밤의 모습만 봤던 것처럼 우리는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는 데 익숙해 있다. 내 생각만 옳은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도 옳을 수 있다.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한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한번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바라보면 어떨까. 남편은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백 금 태 수필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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