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미술] 벤베누토 첼리니(Benvenuto Cellini) 작-'황금의 소금 상자'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 조각가이자 황금 세공사인 벤베누토 첼리니(1500~1571)가 1543년에 제작한 '황금의 소금 상자'(Salt-cellar)는 프랑스 프랑수아1세 국왕에게 헌납하기 위해 순금으로 조각한 소금 그릇이라고 한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 넵투누스와 대지의 여신 케레스를 주제로 삼았다. 작품 양쪽 끝에 조각한 남녀 나상(裸像)은 가히 흠잡을 데 없는 첼리니 특유의 뛰어난 장식성을 나타낸다. 넵투누스 옆에는 소금을 담을 수 있는 배가, 케레스 옆에는 후춧가루를 담아 악귀를 쫓는다는 황금 신전이 갖춰져 있다. 두 신의 다리가 서로 얽히도록 부조(浮彫)한 것은 소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바닷물과 흙의 결합을 상징하면서도 인간에 있어서 우아하고 화려한 사랑의 극치를 표현했다.

작가 첼리니는 어릴 때부터 거칠게 성장해 왔다. 술과 여자, 싸움 등을 일삼고 심지어 교황청 보물을 훔치다 투옥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금은 세공업에 뛰어들어 장인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 무렵 미켈란젤로와 만나 교분을 쌓아가면서 조각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왕성하게 제작했던 황금 메달, 컵, 단검 등 소품들은 안타깝게도 소실되고 현재 대표작인 '황금의 소금 상자'를 비롯한 규모가 큰 일부 소장품만 남아 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을 뿐이다.

이미애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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