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육상 지난 대회와 스타] ④ 제10회∼12회(헬싱키·오사카·베를린)

'인간탄환' 우사인볼트, '미녀새' 이신바예바 '新났다'

◆2005년, 핀란드 헬싱키

제10회 대회는 1983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시작된 이래 22년 만에 다시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됐다. 헬싱키는 세계육상대회를 두 번 연 유일한 도시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 191개국에서 1천688명의 선수가 출전한 이 대회에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705명의 선수들에게 884회 약물복용 검사를 하는 등 '약물과의 전쟁'을 벌였다.

이 대회 여자 10,000m에서 에티오피아가 금, 은, 동메달을 독식한 가운데 디바바 자매가 금메달(동생 티루네시)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티루네시 디바바는 앞서 2003년 파리 대회 여자 5,000m에서 우승하며 '장거리 여왕'으로 등장했다. 디바바는 헬싱키 대회에선 5,000m와 10,000m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고, 다음 대회인 2007년 오사카에선 10,000m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그는 5,000m에서 세계기록(14분11초15)을 보유하고 있다. 디바바는 최근 2011년 대구 대회에서 5,000m와 10,000m에서 모두 우승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회에서 미국은 남녀 100m의 금메달을 모두 거머쥐었다. 남자 100m에선 저스틴 게이틀린이 9초88의 기록으로, 여자 100m에선 157㎝ 단신의 '땅콩 스프린터' 로린 윌리엄스가 10초93으로 우승했다.

◆2007년, 일본 오사카

제11회 대회는 2007년 오사카에서 197개국의 선수 1천8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일본은 1991년 도쿄에 이어 두 번째 세계육상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에서 미국은 '세계 육상 최강'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미국은 남녀 400m와 1,600m 계주 4개 종목에서 우승하는 등 금메달 14개를 쓸어 담았다. 미국의 타이슨 게이는 100m에서 9초85의 기록으로 우승하고, 200m에서도 19초75의 빼어난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남자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며 3관왕에 올라 다음해 열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예고했으나 불세출의 스타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에 고배를 마시게 된다. 미국의 앨리슨 펠릭스는 여자 200m에서 대회 2연패를 이루고 400m와 1,6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따 3관왕에 올랐다.

중국의 류샹은 남자 110m 허들에서 우승, 동양인이 단거리 종목에서 아테네 올림픽에 이어 세계를 제패하는 쾌거를 올렸다. 러시아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는 2005년 헬싱키 대회에서 세운 자신의 세계기록(5m01)을 넘지 못했지만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남자 마라톤은 더위로 인한 갖가지 기록을 남겼다. 우승자 루크 키베트(케냐)의 기록(2시간15분59초)은 역대 대회 사상 최악의 기록이었다. '혹서(酷暑)의 서바이벌 레이스'로 불린 남자 마라톤에서 85명의 참가자 중 3분의 1에 달하는 28명이 중도에 기권했다.

2005년 대회에 이어 IAAF는 '약물과의 전쟁'을 더 강화했다. 이 대회에서 실시한 약물검사는 무려 1천 회를 넘었으며 IAAF의 주관으로 세계반도핑기구(WADA:World Anti-Doping Agency)가 실시했다.

◆2009년, 독일 베를린

제12회 대회는 2009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다. 독일은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 이후 16년 만에 다시 세계육상대회를 개최했다. 주경기장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은 1936년 제11회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수상하고도 나라를 잃은 서러움에 고개 숙인 경기장이어서 우리에겐 감회가 남달랐다. 이 경기장은 몇 차례 개'보수를 거쳐 세계육상대회로는 처음으로 파란색의 트랙을 깔아 색다른 느낌을 전했다. 201개국에서 1천984명의 선수가 참가한 대회 최고 스타는 2008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혜성같이 나타나 세계를 놀라게 한 우사인 볼트였다. 볼트는 대회 100m에서 자신이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운 세계기록(9초69)을 0.11초 단축한 9초58의 경이로운 기록을 세워 스포츠과학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스포츠과학자들은 인간의 한계를 9초6 정도로 예측했으나 볼트는 이를 보기 좋게 깨버리며 스포츠의 가치를 높였다.

대회 3연패에 도전한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이신바예바는 단 한 번도 바를 넘지 못하고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여자 원반던지기의 프랑카 디치(독일)와 여자 20㎞ 경보의 수산나 페이토(포르투갈)는 1991년 제3회 대회부터 무려 10회 연속 출전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카스터 세메냐는 여자 800m에서 1분55초45로 우승하며 유명세를 탔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지닌 그는 남자를 연상케 하는 외모 때문에 성별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조사단의 검사 끝에 IAAF로부터 여성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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