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긴 불황 속 2011년 추석 선물 트렌드

고물가로 인해 추석선물도 실속형 알뜰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마트 제공
고물가로 인해 추석선물도 실속형 알뜰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마트 제공

고물가와 이른 추석으로 올 추석 명절 선물이 변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10일, 2009년보다는 무려 20일 이상 앞당겨진 이른 추석에다 최근 미국과 유럽발 글로벌 경제위기가 맞물리면서 실속형 알뜰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추석이 여름 끝자락에 찾아오는 바람에 유통가에서는 벌써부터 배송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선물세트 매출은 경기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불황에는 쌀, 밀가루, 식용유 등 생필품이 인기를 끌고 활황 때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와인이나 송이버섯 등 고급 제품이 손님몰이를 한다"고 말했다.

▶과일'수산물 지고 친환경 농산물 부상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추석 선물 중 대표 품목인 과일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시기'날씨 탓으로 출하 물량이 대폭 줄어들어 이미 지난해보다 15~20% 이상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동아백화점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추석이 예년보다 이르고 잦은 비와 봄철의 일조량 부족 등의 날씨 영향으로 과일은 가격이 비싼 데 비해 품질은 떨어진 상태"라며 "수입산 과일 등 대체 청과 세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물 선물세트 역시 일본원전사고와 날씨 요인에 따른 출어 횟수 부족 등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우선물세트는 사육두수의 증가와 최근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소비가 주춤하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구제역 이전 수준의 명성(?)을 회복할 전망이다.

한우는 지난해 발생한 구제역 이후 설 명절 세트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추락한 바 있다.

일본 원전 사고 여파로 친환경 농산물 인기도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마다 친환경 농산물과 김, 미역, 멸치 등 면역 증강 수산물세트를 준비하는 등 원전사고 후폭풍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지역 친화적 선물세트인 경상도 별미별곡 상품과 울릉도 약소 선물세트 등 지역의 특화상품을 세트화했다. 또 김, 미역의 경우 산지 가격 상승에 비해 몇 달 전부터 사전 물량을 비축하고 산지업체와 사전 계약 등의 노력을 기울여 상승폭을 최대한 억제하여 선물세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동아백화점 역시 산지와 직접 계약 재배를 통해 친환경 농산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저가 실속형 선물 인기

올 추석 선물의 또 다른 대세는 실속형 선물세트가 될 전망이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동아백화점은 종전에 6㎏와 12㎏ 내외로 판매 하였던 사과, 배 혼합 선물세트를 올해는 5㎏과 8㎏을 추가로 제작, 선택의 폭을 보다 넓게 함과 동시에 심리적인 가격 저항도 낮췄다. 또 과일 선물세트 다변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멜론과 키위, 복숭아 등으로 구성한 새로운 선물세트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업계에선 자취를 감췄던 치약 등 알뜰 선물 세트도 구성할 계획이다.

추석 전후 선물 수요가 많은 편의점 업계의 경우 중저가 실속형 상품을 대거 준비하고 있다.

훼미리마트의 경우 전체 상품의 3분의 1가량인 100종을 4만원대 이하의 선물용품으로 구성했고 한국미니스톱은 1만원 이하 상품을 작년보다 50% 늘렸고, 2만∼5만원 사이의 상품은 30% 확대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신선 배송도 올 추석 선물의 난제로 꼽고 있다.

배송 기간 날씨가 예년보다 더울 것에 대비, 냉장정육 세트에는 보냉가방에 아이스팩을 함께 넣어서 배달하는 등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짧은 추석 연휴로 선물 배송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배송차량'인력을 작년 추석보다 10~20% 확충하여 좀 더 빠른 배달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직원 배송팀도 별도로 운영하여 대구 시내 배달은 하루 만에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식품매입팀 배준용 팀장은 "예년보다 추석이 빨리 찾아오고 기온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이번 추석 행사의 주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물 수요가 10%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정육이나 건강식품 등 인기 선물을 작년보다 물량을 늘려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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