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작가들, 젊은 작가들의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갤러리 소헌'은 부부가 운영하는 갤러리다. 처음 그림에 관심을 가진 것은 남편인 원창호(55) 대표. 그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법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도 행정학을 공부했다. 졸업 한 뒤에는 은행이나 증권회사 등의 금융계에서 일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그림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림이 그냥 좋았어요. 처음엔 좋은 그림을 모으기 시작하고 좋은 작가들을 만나다가 내가 직접 그림을 발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원 대표는 30대 중반이던 1991년에 갤러리 소헌을 열며 취미를 업으로 삼았다. 문을 열었을 때는 부인인 이옥선 대표 혼자 갤러리를 운영했다. 원 대표는 직장을 다니며 그림자 대표 노릇을 했다. 이 대표는 "남편이 그림을 좋아해서 모으니 나도 그림이 좋아지더라구요. 갤러리 운영을 표면적으로만 혼자 한 것이지 실제로는 남편이 많은 일을 도와줬다"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원 대표가 전면으로 나와 운영하면서 갤러리 소헌도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7년 맞은 편에 '소헌 컨템포러리'를 열고 젊은 작가들의 기획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이름 나지 않은 젊은 작가들의 그림을 주로 전시하다 보니 소헌 컨템포러리를 통해 이른바 대박이 나는 작가들도 많았다. 원 대표가 그림을 발굴해 기획전시를 한 뒤 걸리는 작품이 모두 팔려나간다고 해서 'Sold Out'(품절) 작가라는 별명을 얻은 젊은 화가도 있다. "이민혁 작가는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알게 됐는데 그림이 많이 거칠었는지 판매가 잘 안 되고 있었죠. 지금은 전국 각지에서 연락이 오고 작품을 사가는 작가가 됐습니다."
소헌 켄템포러리를 만든 소헌의 두 대표는 젊은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 정기적으로 대학교 미술 전공자들의 실기실에 들르고 젊은 작품들을 꾸준히 전시하고 있다. 지역 작가들에 대한 애정도 깊다.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해 서울 옥션에 소개하고 싱가폴, 홍콩 등 해외 옥션에 가져가기도 한다. "서울에 소개해 보면 거래가 잘 되는 지역작가가 많아요. 작가들이 좀 더 적극적이라면 더 나은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갤러리와 자주 교류를 해줬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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