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73)홍익포럼 프란체스코

아늑한 유럽 카페서 매콤한 스파게티 먹는 맛

삶에 집중하다 보면 '쉼'과 '내려놓음'이 필요하다. 문득 내 인생의 '참'을 찾고 싶을 때가 있다. 소금에서 간수를 빼내듯 겉치레를 물리고 나면 '진짜'가 보이는 법.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대구시 중구 대봉동에 있는 카페 '프란체스코'는 한순간 나를 내려놓기에 좋다.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함과 우묵한 속정을 느낄 수 있다. 출판'편집'디자인회사 '홍익포럼' 나윤희 대표와 직원들은 이런 분위기를 즐긴다. "회사 곁에 이처럼 푸근한 카페가 있어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들에겐 '프란체스코'가 친근한 쉼터다.

한순간 나를 내려놓기 좋은 곳

카페 '프란체스코'는 박동준 패션디자이너 사옥에 있다. 1층은 박동준패션숍, 2층에는 현대미술 분야 전시회를 활발하게 열고 있는 분도갤러리가 있다. 카페 프란체스코는 6층 맨 꼭대기에 있다. 멋진 뷰(view)를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흐른다. 실내구조는 약간 길쭉한 ㄴ자 모양이다. 한 공간이면서도 서로 다른 공간이 공유하고 있어 독특하다. 유럽 어느 동네 좁은 골목길 안에 있는 작고 오래된 카페 같다. 시간과 함께 낡아가는 빈티지풍의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유리창 너머로 바깥이 환히 내다보인다. 앞산과 저 멀리 팔공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홍익포럼' 나 대표는 "비가 오는 날, 눈 내리는 날, 바람 부는 날은 저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말한다. 홍익포럼 가족들은 프란체스코에서 부담 없이 회의도 하고, 회식도 즐기는 이 가게 최고의 단골손님이다.

커피집이자 음식점…다양한 메뉴

카페 프란체스코는 격조 있는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아니다. 커피집이자 음식점이다. 와인과 다양한 메뉴의 파스타와 리조또, 피자,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다. 초가을의 기분 좋은 바람을 느껴보기 위해 옥상 데크에 자리 잡았다. 사방 탁 트인 전경은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프란체스코의 명소다.

맛있는 식사를 하기 위해 먼저 와인으로 입맛을 돋운다. 담소를 나누는 사이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다양한 파스타와 리조또, 오븐 스파게티 등 평소 즐기는 음식이 줄을 잇는다.

변선미 디자인 팀장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다양한 파스타와 리조또, 스테이크 등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한다. 지화영 디자이너는 브로콜리와 그린빈스 스파게티 마니아다. "프란체스코의 음식은 느끼하지 않고 약간 매운맛을 낸다"며 "다른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이라고 말한다. 전경옥 대표가 직접 '그린 리조또'를 만들어왔다.

전 대표는 "손님들이 스파게티나 리조또를 먹으면서 김치를 찾는다는 점에 착안, 약간 매콤한 맛을 가미했다"고 말한다. 모짜렐라 치즈가 풍미를 더해주는 오븐 스파게티, 해물과 토마토소스가 어울린 해물 리조또, 여기에다 김치를 넣어 볶은 뒤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워내는 김치해물 그라탕 등을 맛보니 약간 칼칼한 맛이다. 느끼한 느낌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없다.

착한 가격…와인과 식사 즐기기 최고

김진희 디자이너와 이은기 인턴사원은 "칼칼한 음식보다는 스테이크 치즈 샌드위치가 더 익숙하다"고 말한다. 가격은 '착한 편'이다. 샌드위치가 6천원에서 7천500원 정도, 스파게티나 리조또를 비롯한 식사는 9천원에서 1만1천원 내외다. 파스타와 샐러드 음료로 구성된 런치스페셜 A 코스는 1만3천500원, 샌드위치와 샐러드, 음료(커피'아이스크림'콜라 등)를 내놓는 B 코스는 1만2천500원이다. 그리고 프란체스코 세트는 2만2천원이다. 대구시의 화려한 야경을 내려다보면서 좋은 사람과 와인과 식사를 즐기기엔 최고의 장소다. 카페 프란체스코는 고객들이 싫증을 내지 않도록 메뉴 중 일부는 계절마다 바꿔나간다. 전 대표는 "이번 가을에도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새로운 메뉴를 속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다. 예약은 053)423-9625.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추천메뉴-그린 리조또

프란체스코에서 개발한 그린 리조또다. 초록 빛깔의 브로콜리와 그린빈스, 하얀색의 콜리플라워, 노랗고 빨간 파프리카, 주황빛 당근, 자주색 양파, 고소한 블랙 올리브 등 무지개를 연상시키는 일곱 가지 색깔의 야채를 밥과 함께 올리브유에 볶아 낸 음식이다. 정통 리조또가 아닌 퓨전 스타일이다. 전경옥 대표는 "요즘 식생활 경향인 컬러풀 푸드, 웰빙 푸드에 초점을 맞춘 메뉴"라고 설명한다. 산뜻하고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육식을 멀리하는 채식 애호가, 다이어트에 신경 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스파게티나 그라탕 등 약간 느끼한 양식이 입에 맞지 않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가 있다. 살짝 매콤한 맛이 가미돼 부드러우면서도 칼칼한 뒷맛의 여운을 안겨준다.

이홍섭기자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