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백화점 개점 보름…예상 깬 '윈윈'

현대百, 개점 3일간 100억…동아白, 지난해 2.4배↑…대구百, 매출

지난달 중순 문을 연 현대백화점 효과로 인근 동아백화점 매출이 급상승하는 등 반월당 상권이 확장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문을 연 현대백화점 효과로 인근 동아백화점 매출이 급상승하는 등 반월당 상권이 확장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개점 이후 당초 예상을 깨고 인접한 동아쇼핑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백화점에 개점 초기 쇼핑객들이 몰렸으나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매출도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원인 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현대백화점이 개점하면 타 백화점 매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며 "개점 2주가 지난 현재까지는 패자나 승자가 구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업계에서는 세계육상대회로 인해 외국인을 포함해 지역 백화점을 찾은 외지인들이 늘었고 현대백화점 개점 효과로 전체 백화점에 쇼핑객 유입 효과가 나타난 것을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웃는 동아백화점

유통업계는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개점하면 1차 피해자는 '동아쇼핑'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대구와 롯데는 시장 장악력이 있고 규모 면에서 현대백화점에 뒤처지지 않는 만큼 경쟁력이 있지만 동아백화점은 타지 기업으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매장 규모가 적은 탓이다.

실제 동아백화점은 현대백화점 개점을 앞두고 입점 브랜드 빼가기 의혹을 제기하며 내용증명을 띄우는 등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동아백화점은 현대백화점 개점 효과로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동아백화점이 자체 집계한 현대백화점 개점 당시의 동아백화점 실적을 보면 19일 개점 이후 21일까지 3일간 매출은 전년 대비 140%가 성장했고 내점고객은 4배 이상 늘었다.

매출 증가는 현대백화점 개점으로 반월당 유동인구가 급격히 증가한데다 동아가 현대백화점 개점에 대비,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을 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앵커시설인 가전매장을 과감히 버리고 저가의 생활잡화 매장을 입점시켰다.

이와 함께 명품매장 역시 거품을 뺀 편집숍 매장을 운영,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현대백화점이 강점으로 가진 상품군 즉, 명품 브랜드와 화장품, 가전, 생활용품을 과감히 포기한 대신 자체 바이어를 통한 직매입 상품군을 확대, 백화점의 얼굴인 1층 매장에 약 660㎡(200여 평)의 명품 멀티숍을 개점한 것.

아이쇼핑은 현대에서, 실구매는 동아에서란 영업 전략도 적중했다.

동아백화점 측면에 걸려 있던 모던하우스 오픈 등 대형현수막도 현대백화점 매장에서 보면 더 눈에 띄도록 배치시키는 등 알뜰 구매를 포인트로 내걸었다.

1층 패션잡화의 경우 가장 높은 150%의 신장률을 보였으며, 아동의류가 75%, 식품관이 70%, 여성의류가 43%, 남성'스포츠 상품군이 각각 35~40% 뛰었다.

동아백화점 강성민 본부장은 "현대백화점 개점에 대비해 올 초부터 1만여 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 동아백화점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했다"며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대중적 고객을 타깃으로 상품과 매장 구성에 주력한 마케팅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와 롯데백화점도 선전

롯데백화점과 대백프라자도 만만치 않은 방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개점 후유증을 겪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두 백화점 모두 매출이 10% 이상 약진하고 있다. 이는 두 백화점이 현대백화점 개점에 대비, 다양한 행사를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구백화점은 현대백화점 개점에 맞춰 세일 행사를 했고 지난주에는 대백프라자 12층 문화센터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새롭게 오픈했다. 또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대다수 브랜드가 참여한 '명품 세일'을 실시해 고객 잡기에 나섰다.

두 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개점 초기에는 쇼핑객들이 몰렸지만 개점 효과가 일주일을 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직까지는 고객 이탈 현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개점 3일 만에 '100억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8월 대구 전체 백화점 매출이 증가한 셈이다.

한편, 유통업계는 '대구 백화점 희비'가 올 추석 전후로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육상대회 특수와 현대백화점의 개점 및 이에 맞선 세일 행사가 끝난 만큼 9월 이후 매출이 향후 시장 장악에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추석과 연말 세일 행사가 끝나면 향후 지역 백화점들의 판도가 나타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현대백화점 개점이 지역 유통가에 큰 명암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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