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고독한 죽음,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

1992년 오늘, 알래스카의 깊은 산 속에서 사냥꾼들이 한 젊은이의 시체를 발견했다. 25살의 미국인 크리스토퍼 존슨 맥캔들리스였다. 도움을 구하는 메모를 남긴 그는 여러 날 전에 굶어서 숨진 듯 체중이 30㎏에 불과했다. 먹이를 구하려던 그가 불어난 강물을 건너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400m쯤 떨어진 곳에 강을 건널 수 있는 지점이 있었으나 그는 이곳을 찾지 못했다.

중산층 출신의 맥캔들리스는 어릴 적 부모의 이혼으로 아픔을 겪었다. 그는 10대 시절 리더십이 강하고 자기 의지가 유달리 강해 눈에 띄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자신의 돈 5천여만원 중 절반가량을 기아구호단체에 기부하고 여행을 떠났다. 애리조나, 사우스 다코타,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주 등지의 농장에서 일하며 자연을 찾아다녔다.

자연주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경도된 그는 1992년 4월, 고독을 찾아 알래스카로 향했다. 여행 도중 만난 이가 위험하다며 말렸으나 듣지 않았다. 그의 삶을 다룬 영화 '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가 숀 펜에 의해 만들어진 후 많은 젊은이들이 맥캔들리스의 행적을 따라나서고 있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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