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무용가 백년욱, 스승 정소산 춤 회고전

"정소산의 '대구흥춤' 제대로 펼쳐 보일터"

▲무용가 백년욱.
▲무용가 백년욱.

'춤은 거무처럼(거미처럼) 추어라.'

사투리가 심했던 고(故) 정소산 선생(한국무용가)은 제자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대구에서 출생한 선생은 5세 때 당시 명무인 채희 선생에게 춤을 배우기 시작해 19세 때 이왕직아악부 하규일 학감으로부터 궁중무용을, 23세 때는 한성준에게서 승무를 전수받았다. 이후 조선권번에서 살풀이, 고무, 승무를 가르쳤고, 달성권번에서는 주로 검무를 가르쳤다.

대구시 하서동에 정소산고전무용소를 열어 1천 명이 넘는 무용수를 배출했다. 1960년대 한국국악협회 경북지부장을 지냈고,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경북도문화상, 문화공보부장관상, 대통령상 등을 받았다.

정소산 선생의 춤이 대구무용에 끼친 업적을 기리기 위해 25일 오후 7시 대구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정소산 춤 회고전 '춤은 거무처럼 추어라'가 열린다. 선생의 수제자로 공연을 준비한 백년욱(한국무용협회 대구시지회장) 씨는 "정소산 선생님은 1950~70년대 대구무용계를 이끌며 많은 작품을 발표하고 제자들을 길러냈다"며 "선생님의 춤이 대구무용에 끼친 영향을 알리고, 대구무용의 뿌리와 전통을 확인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백년욱 씨는 이번 공연에서 스승 정소산 선생이 생전에 안무한 궁중무와 정소산류 즉흥무인 '대구흥춤'을 직접 선보인다. 대구흥춤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춤이고, 궁중무는 왕의 탄신일 또는 성혼 등 국가적인 경사가 있을 때 궁녀들이 임금 앞에서 추었던 춤이다. 또 한국무용가 김죽엽, 송기영, 곽민정 씨 등이 '달구벌 검무'를, 이화예술무용단 최화진 부단장이 '논개'를 공연한다. 모두 정소산 선생이 생전에 안무한 작품이다.

백년욱 씨는 "거미처럼 추라는 말이 무엇인지 몰랐다. 10년 이상 배우고 나니 좀 알 것 같더라"며 "춤은 거미처럼 움직이지 않는 듯 움직이는 것이며, 가늘어 잘 보이지 않지만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 거미줄 같은 집을 짓는 몸짓"이라고 말한다.

2부 공연에서 백년욱 씨는 스승을 기리며 안무한 작품 '스승님의 은혜는 하늘 같아라'를 비롯해 1973년에 선보였던 창작춤 '마음은 늙지 않고'를 다시 춘다. 공연의 마지막은 창작춤 '2011 춤으로 부르는 희망의 노래'로 싱그러움과 발랄함을 만끽할 수 있는 젊은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예술무용단 최아리다 단장이 안무한 이 작품은 한국춤의 역동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8세 이상 관람가/ 입장료 2만원/ 60분.

053)252-6768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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