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생명공학부 최인호(47) 교수팀이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예방용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소 혈청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백신 생산을 위한 소 혈청을 미국 등지에서 전량 수입해왔지만, 최 교수팀은 도축되는 한우에서 버려지는 혈액을 재활용해 백신 혈청으로 개발, 백신 대량 생산의 길을 열었다. 연간 60만 마리(2010년 기준)의 한우에서 버려진 1만5천여t의 소 혈액을 재활용함으로써 국내 혈청시장에서 연간 200억여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평가된다. 이뿐만 아니라 도축된 소의 혈액이 방류돼 생태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할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최 교수의 연구는 '성별 특이적' 맞춤형 소혈청 생산 연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존의 소 혈청은 성별을 고려하지 않고 채취'가공된 반면, 최 교수는 암컷, 수컷, 거세수컷 등 소의 성별 특이성에 따른 소 혈청 연구를 세계 최초로 진행했다.
그 결과 구제역 백신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세포주(BHK-21)가 수입 소에 비해 성체 한우의 혈청에서 더 잘 자란다는 결과를 얻었고, 특히 암컷보다 수컷 혈청에서 훨씬 더 잘 자란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각각의 바이러스나 세포마다 배양에 최적인 성별 특이 혈청(일명 '맞춤형 혈청')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
최 교수의 성별 특이 소혈청 생산에 관한 연구 결과는 이미 국내특허를 취득했으며, 현재 국제특허도 출원 중이다. 또한 2011년도 특허청 지원 '연구실특허전략사업'에 선정돼 산업화 가능성을 진단받은 결과, '산업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음으로써 국내 구제역 백신 개발에 도움이 될 가능성까지 밝히고 있다.
최 교수는 "백신 개발에 활용되는 소 혈청 시장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2조원에 달하며, 이 중 85%가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성별 특이 혈청이 산업화될 경우, 수입 소 태아혈청에 비해 몇 배나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농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 팀은 7일 영남대에서 '백신 생산을 위한 한우 혈액의 연구소재화 및 산업화 방안'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고, 최근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 동향과 산업화 가능성을 모색한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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