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에 빠진 모차르트, 음악·대사에 담은 애절한 고백

대구오페라축제 13일 메인 공연 '후궁으로부터의 도피'

제9회 대구국제오페라 축제 3번째 메인 공연 '후궁으로부터의 도피'가 13일 오후 7시 30분과 15일 오후 3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모차르트가 작곡했으며 터키의 술탄에게 붙잡혀 후궁에 갇힌 연인을 구출하는 내용으로 1782년 7월 빈 부르크 극장에서 초연됐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최초의 징슈필(독일어로 된 노래와 대사가 있는 음악극)이자, 자기 연인의 이름을 여주인공 이름으로 정해 사랑을 고백한 오페라로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 사랑과 용기를 주제로 하는 오페라로 여자 주인공 콘스탄체의 아리아 '어떤 형벌이 가해지더라도' '나는 사랑했습니다', 하녀 블론테의 '처녀의 마음을 잡으려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작품은 터키 술탄에게 납치된 연인을 구하기 위해 에스파냐의 귀족 벨몬테가 해변 앞 궁전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신비롭고 화려한 후궁을 배경으로 사랑과 구애, 삼각관계와 용기를 주제로 하는 작품이다.

터키 앙카라 국립극장과 오페라축제 조직위가 합작한 작품이며, 앙카라국립극장 팀은 이번 공연을 위해 전통의상, 소품 등을 현지에서 공수해 화려하고 생생한 후궁 무대를 복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터키 술탄에게 납치된 콘스탄체와 그녀를 구출하려는 벨몬테지만, 흥미로운 인물은 궁전 문지기인 오스민과 술탄 셀림이다. 문지기 오스민은 거구로 단순하고 우직한 인물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진정한 터키인인데 벨몬테의 꼬임에 빠져 어수룩하게 행동한다. 오스민의 이 단순한 모습은 당시 유럽인들이 터키인들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술탄 셀림은 콘스탄체의 마음을 얻지 못하자 끝내는 기사도 정신을 발휘해 그녀를 에스파냐로 보내준다. 이처럼 관대한 모습은 터키인의 고귀한 성품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원작에서는 술탄 셀림이 터키인이 아니라 에스파냐에서 건너온 귀족 출신임이 밝혀진다. 그러니까 너그럽고 남자다운 사람은 터키인이 아니라 유럽인이라는 당시 유럽인들의 오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납치자인 술탄 셀림과 납치된 여인 콘스탄체, 그녀를 구하려는 벨몬테의 삼각관계를 비롯해 콘스탄체의 하녀인 블론테를 두고 오스민과 정원사 페드릴로가 펼치는 구애도 흥미를 더한다.

모차르트 오페라는 흔히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등 이탈리아 오페라로 대표되지만, '후궁으로부터의 도피'는 독일어와 독일 음악에 대한 모차르트의 사랑과 중동에 대한 당시 독일인의 인식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공연안내=대본 고트리브 스테파니/ 연출 예타 카라/ 콘스탄체역 소프라노 페르얄 투르크오우루/ 벨몬테역 테너 아이쿳 츠나르/ 블론테역 소프라노 쿄르켐 에즈기 이을드름/ 페드릴로역 테너 젠크 브이윽/ 오스민역 베이스 툰자이 쿠르트오우루/ 셀림역 오칸 쉔오잔/ 공연시간 2시간 30분/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C석 1만원/ 1544-1555, 053)666-6111.

조두진기자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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