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니하오 통신] (48)도덕모범

"평범한 사람들의 영웅적인 선행"

'철가방 천사' 고 김우수 씨, '바보 의사' 고 장기려 박사 등 진정한 나눔의 삶을 실천한 이들이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중국에서도 2008년부터 '전국 도덕모범 선정 표창 시상식'을 제정해 표창하고 있다. 4회째인 올해도 3만6천여 명이 선정됐다. 그중에서 13억 중국인들을 감동시킨 사례를 소개한다.

#허난성(河南省) 쩡저우(鄭州)시 농예루(農業路), 둥펑루(東風路) 등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노동자)들의 집결지. 이곳에는 3년 전부터 이들을 위해 생수통을 놓아두고 가는 이름 모를 시민이 있다.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상을 달궜다. 정주만보(鄭州晩報) 기자가 어렵게 찾았으나 사진도 이름도 남기기를 원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 주인공이 농민인 리라오파(李老發) 씨로 밝혀졌다.

리 씨는 더운 여름에도 하루에 몇 번씩이라도 차량에 생수통을 싣고 5곳의 농민공 집결지에 달려갔다. 리 씨의 집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일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전제품과 물 제조기 1대뿐이었다. 리 씨는 3천위안짜리 물 제조기와 200여 개의 물통을 구입하는 비용만도 수만위안에 달하며 수많은 시간과 체력을 쏟아부었다. 자기의 생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농민공들의 목마름을 해소하는 데 전력했다.

#산둥성(山東省) 칭다오(靑島)시 버스기사 장리(張莉'여) 씨. 장 씨는 노인 승객들을 부축해주고 물건을 들어줄 뿐 아니라 빈곤한 노인 가정에 먹거리도 전달했다. 또한 노인이 버스 안에서 갑자기 병이 나 위독한 상태에서 구급차조차 교통체증으로 오기 힘들자 승객을 내리게 한 후 병원으로 이송했다.

장 씨의 수첩에는 버스 승객으로 알게 된 노인 40여 명의 전화번호와 주소가 빼곡히 적혀 있다. 장 씨는 사비를 털어 버스에 일회용 비옷, 수건, 마스크, 모자, 멀미약 등을 구비해놓고 언제든지 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저장성(浙江省) 창산현(常山縣)의 잔주이(占祖億) 씨. 잔 씨는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고 자신을 희생해 '최고 아름다운 할아버지'(最美爺爺)로 불리고 있다.

올 7월 저장성 창산현에 거주하는 홍샤오광둥(洪小光東) 씨는 12살짜리 아들 홍즈제(洪志杰)를 데리고 물놀이를 갔다. 잠깐 사이 아들이 급물살에 휘말려 강 가운데로 멀어지고 있었다. 멀리서 "아이가 물에 빠졌다"는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당시 잔 할아버지는 부인, 아들과 함께 강 가운데 나룻배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이를 구해 달라는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잔 할아버지는 몸을 던져 아이 쪽으로 헤엄쳐 갔다. 가족 중 유일하게 수영을 할 수 있었던 사람은 잔 할아버지뿐이었다. 잔 할아버지 옆에 있던 아들은 "아버지가 역류에 맞서 몇 분을 헤엄친 후 떠내려가는 아이를 구한 뒤 힘에 부쳐 물속으로 가라앉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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