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어르신 대접하는 추어탕집 부부

연 2회 6년째…"따뜻한 밥 한끼 드리는 거예요"

박노정
박노정'이경희 부부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추어탕 식당에서 동네 어르신 220명께 추어탕과 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추어탕이 맛있어 배부르게 잘 묵었데이. 우리 같이 혼자 사는 노인들한테 이렇게 식사 대접을 해주니 얼마나 고맙노."

구이순(82'대구 서구 평리동) 할머니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달 8일 토요일, 서구 평리 4동의 작은 추어탕 집이 북적였다. 추어탕 집 주인 박노정(58)'이경희(54) 부부가 6년째 매년 5월과 10월 두 번,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추어탕을 무료로 대접하는 날이다. 이날 급식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어졌고 식당을 찾은 어르신들은 220명. 박 씨 부부는 추어탕과 밑반찬, 떡을 담아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웃는 얼굴로 어르신들을 맞이하며 인사를 건넨다.

박 씨 부부가 추어탕 집을 운영한 지는 11년 째다. 경주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던 박 씨는 심근경색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입원하게 됐고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퇴원 후 생계를 위해 대구로 와 식당을 운영하게 됐다.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었지만 안주인의 손맛과 정성은 곧 손님을 끌었다. 박 씨 부부는 어려울 때 식당을 찾아 준 손님들과 이웃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어린 시절부터 남을 돕고 싶었지만 넉넉잖은 형편에 살기 바빴어요. 결혼 후 아이들 공부 다 시키고 형편이 나아지면 돕겠다는 마음도 거짓말이 될 것 같아 일 년에 두 번 어르신들께 추어탕을 대접하게 됐지요."

기부를 하면 편하지만 손수 어르신들께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드리고 싶었다는 박 씨는 "하루의 피곤함으로 기쁨은 한 달이 간다고 한다. 이제는 급식 날을 기다리는 어르신들 때문에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언젠가 추어탕을 드시고 간 한 할머니가 아들과 다시 찾아와 고맙다며 인사를 할 때 뿌듯했다는 박 씨 부부. 박 씨는 "어르신들이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즐거운 표정을 지으시면 그게 큰 보람이죠. 아직도 건강이 좋지 않아 약을 먹고 있지만 건강만 따라준다면 식당 일을 하는 동안은 이 일을 계속 할 겁니다" 라며 두 자녀에게 부모로서 본보기가 되고 아이들도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글'사진 최영화 시민기자 chyoha618@hanmail.net

멘토기자: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의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정책에 대해 50% 이상의 국민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30대와 수도권 거...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고, 목표주가는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 2명이 광주제일고를 향해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중징계를 받았으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