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의 대결로 압축되면서 초보 감독들의 지략 대결장이 되고 있다.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 류중일 감독과 단일리그 체제 이후 롯데를 사상 첫 정규리그 2위로 이끈 양승호 감독은 올 시즌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신출내기 감독이다. 여기에 KIA 조범현 감독을 누르고 롯데와 플레이오프서 맞붙는 SK 이만수 감독대행도 시즌 후반, 김성근 감독을 대신해 사령탑에 앉은 새내기 감독이다.
따라서 이들이 펼칠 이색 지략대결이 주목받고 있다. 류 감독과 양 감독은 올 시즌을 처음부터 지휘, 시즌 막판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특성과 장단점 파악에선 앞선다. 하지만 이 감독 역시 2007년부터 수석코치와 2군 감독으로 SK에 몸담아왔기 때문에 이 점에서 크게 뒤진다고 볼 순 없다.
류 감독은 '소통과 믿음'으로 팀을 이끌면서 데뷔 첫해 정규리그 우승이란 큰 성과를 냈다. 별다른 전력보강이 없었고,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시즌 도중 교체하는 모험수에도 안정적인 전력을 끝까지 유지하며 가장 먼저 우승 승수를 채웠다.
양 감독은 친화력으로 선수단의 단합을 도출해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위권에 처졌지만 선수단에 목표의식을 심어주며 때를 기다렸고, 그 결과 무서운 상승세로 팀을 리그 2위까지 끌어올렸다.
이 감독 역시 8월 초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지만 솔직한 감정표현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서 3차전까지 12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최정을 4차전에 앞서 "그대로 3번 타자에 기용하겠다"며 믿음을 보냈고, 최정은 4차전에서 보은의 결승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세 감독 모두 전임 감독들의 야구 스타일에 묻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류 감독은 호쾌한 공격 야구를 내세웠지만, 전임 선동열 감독이 오랫동안 다져왔던 마운드에 크게 의존했다.
양 감독 역시 전임 로이스터 감독이 응축시킨 매서운 공격력 덕을 많이 봤다. 이 감독도 김성근 감독의 벌떼 야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은 감독들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줄 기회다. 선수 기용부터 투수 교체 타이밍, 수비 배치, 대타 활용, 번트나 도루 등 모든 전략과 전술은 감독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한편 삼성은 14일 자체 청백전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15일부터 합숙훈련으로 흐트러질 수 있는 집중력 다잡기에 나선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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