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KIA, 친정 감독체제로 영호남 라이벌시대 다시 연다

선동열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18일 KIA 타이거즈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내년 영호남을 대표하는 삼성과 KIA 간의 뜨거운 라이벌전이 예고되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과 KIA 선동열 감독은 삼성과 KIA(전 해태)에서 선수생활을 한 프랜차이즈 스타. 삼성과 해태서 각각 국내 최고 유격수와 국보급 투수로 현역시절을 보낸 두 감독이 친정팀 사령탑에 앉게 되면서 삼성과 KIA는 1980, 90년대 프로야구를 양분했던 영호남 라이벌전의 제2라운드를 열게 됐다.

KIA가 대구 출신의 조범현 감독을 경질하고 선동열 감독을 선임한 데는 준플레이오프 성적 부진이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했지만 내면에는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 감독이 과거의 영화를 재현해 줄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

광주일고와 고려대를 거쳐 1985년 해태 유니폼을 입은 선 감독은 11시즌 동안 146승40패132세이브, 통산 평균자책점 1.20의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무등산 폭격기'로 불리며 해태의 전성기를 이끈 명실상부한 빨간 호랑이였다.

하지만 그는 1995년 10월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임대 형식으로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로 진출한 뒤 2004년 해태 감독을 지낸 김응용 감독이 삼성 사령탑을 맡고 있을 때 수석코치로 삼성에 들어와 2005년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해까지 재임 6년 동안 삼성을 5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올려놓는 등 강팀으로 조련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한국시리즈 4전 전패와 삼성의 팀 쇄신 바람에 경질된 뒤 1년 가까이 야인생활을 했다. 이날 KIA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선 감독은 16년 만에 다시 빨간 유니폼을 입게 됐다.

"타이거즈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KIA의 팀 컬러를 살려 한국 최강의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선 감독은 현역시절 호흡을 맞춘 이순철 전 LG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하며 '왕가' 해태 찾기를 시작했다.

이로써 삼성과 KIA는 현역시절 팀을 대표했던 프랜차이즈 감독과 코치로 본격적 친정체제를 정비했다.

프랜차이즈 감독시대는 삼성이 먼저 시동을 걸었다. 삼성은 지난해 말 임기 4년을 남겨둔 선 감독을 경질하고 경북고 출신의 류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선 감독은 강력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지키는 야구'를 완성하며 삼성을 강팀으로 만들었지만 호쾌한 공격 야구의 팀 컬러를 퇴색시켰다는 일부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삼성은 예전의 호쾌한 공격 야구를 되찾기 위해 류 감독을 선임했고, 코치진 역시 김성래'김용국'성준'강기웅 등 옛 삼성 스타들을 영입했다.

제 옷을 갈아입은 삼성에 야구팬이 몰리면서 대구 구장은 올해 12년 만에 관중 50만 명 시대를 다시 열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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