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깊은 생각 열린 교육] 책과 노니는 도시, 대구

"'책과 노니는 집'을 2011년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을 위한 대구의 책으로 선포합니다."

지난주 시교육청 강당에서 있었던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선포식에서, 우동기 교육감이 이영서 작가의 '책과 노니는 집'을 대구의 책으로 선포했다.

올해 대구의 책인 '책과 노니는 집'은 책방 심부름꾼 장이의 눈을 통해 본 조선시대의 사회상이 한 편의 멋진 영화처럼 맛깔 나게 구성된 역사동화이다. 역사동화답게 조선시대를 만나볼 수 있는 그 당시 사람들의 모습, 생각, 생활용어에 이르기까지 사실적인 역사무대가 재현되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대구의 향교와 동화사가 배경으로 등장하여 친근하게 느껴진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신나게 읽을 수 있을 만큼 탄탄한 구조와 내용이 인상적인 책이다. 제목처럼 책과 노니는 기쁨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선포식을 시작으로 독서 운동의 베이스캠프인 공공도서관에서 다양한 독서 문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700개의 북클럽과 50개의 북카페에서 책읽기, 독서토론은 물론 저자 특강, '핸드북 나누어 주기' 등이 이어질 것이다. 이런 행사와 더불어 책의 성격에 어울리는 문화 행사도 곁들여진다. 대표적인 행사가 '나는 전기수이다' '책과 노니는 집 베껴 적기' '책과 노니는 집 이어쓰기' 등이다.

'나는 전기수다'는 '책과 노니는 집'을 읽고 인상적인 내용을 외워서 전문 이야기꾼처럼 이야기하는 대회이다. 전기수(傳奇叟)는 조선시대 후기에 고전소설을 직업적으로 낭독하는 사람을 말한다. '책과 노니는 집'에도 양반과 아녀자를 대상으로 책을 읽어 주는 전기수가 등장한다. '나는 전기수다' 대회는 책 속에 등장하는 전기수의 현대판 부활 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책과 노니는 집 베껴 적기' 대회도 마련할 예정이다. 주인공 장이는 필사꾼이다. 주인공의 행위를 다시 재현시키는 행사이다. 요즘 사람들의 악필 교정은 물론 실질적인 글쓰기 훈련도 할 수 있는 행사다.

'책과 노니는 집'은 주인공 장이가 성인이 되기 전의 상태인 채 동화사를 배경으로 마무리된다. 주인공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였을까'를 상상하여 후속편을 쓰도록 하는 것이 '책과 노니는 집 이어쓰기'다. 이어쓰기 작품 중 우수 작품을 공모하여 선정한 다음 출판 지원을 할 예정이다. '책과 노니는 집'의 후속편으로 말이다.

어떤 행사든지 반드시 나눔이 함께할 때 아름답다. 선포식 때 뜻있는 나눔이 이루어졌다. 지난해 대구의 책으로 선정된 향토의 서정오 작가가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였다. 다음과 같이 편지와 함께 고마운 마음을 전해 주셨다. "대구시교육청에서 지핀 귀한 독서의 불씨가 온 누리를 밝히기를 바라며,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작은 성의를 보냅니다."

한 개인의 지성은 개인의 운명을 좌우하지만, 개인의 합인 시민의 지성은 그 도시의 운명을 좌우한다. 이번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이 대구시민들의 지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 통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민 모두가 이 책을 읽고 토론하여 이 가을 대구가 '책과 노니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원경 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운영과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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