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60, 70년대 이후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는 저마다 높이를 뽐내는 고층 빌딩과 대부분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인 회색 도시로 변해버렸다.
옛날 시골에서 흙과 나무를 가지고 친구들과 뛰어놀며 자연과 함께 자라온 어린이들은 문명의 이기가 발달함에 따라 자동차로 학교에 오가고, TV를 보고 컴퓨터 게임을 하며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을 중심으로 하는 전인적 유아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미 독일 등 유럽 선진국에서 아이들의 정서발달 및 건강증진을 위해 시행하는 '숲 유치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숲은 최고의 유아 전인 교육장
숲은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다. 어린이들은 보통 만 3세부터 인지능력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숲에서 뛰어놀고, 만지고, 보고, 느끼면서 스스로 배워나가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과 감성을 익혀나가게 되고 이는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독일 헤이델베르크 대학의 헤프너 박사는 연구를 통해 숲 유치원 유아가 일반 유치원 유아보다 창조력과 상상력, 운동력, 학습 참여도 및 면역능력이 훨씬 우수하다는 결과를 발표해 숲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지난해부터 사람이 태어나서 자연으로 되돌아갈 때까지 생애의 전 과정에 걸쳐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의 '전 생애 산림복지 체계'(Green Welfare 7 Project)를 구축했다.
각 단계별로 구체적인 형태의 산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G2에 해당하는 숲 유치원은 '숲을 통한 유아의 전인적 성장 도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계획에 발맞춰 남부지방산림청도 영남지역 숲 유치원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부산 해운대구 장산생태숲에서 숲 유치원 운영을 시작했다.
올해는 지역 주민의 수요 증가에 따라 경북 영양군 수비면 본신리 금강소나무 군락지에서 신규로 시범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도심에 운영 중인 장산생태숲 숲 유치원은 남부지방산림청에서 국유림을 제공해 부산 해운대구와 지난 2009년 5월 '공동산림사업' 협약체결을 맺은 곳이다. 이곳에는 지난해 인근 8개 유치원의 3천여 명의 어린이가 프로그램에 참가해 녹색교육에 대한 도시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다.
◆미래 녹색교육의 씨앗 숲 유치원
숲 유치원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유치원에 상주하는 숲 해설가들이 운영하는 월별 테마 프로그램에 따라 주 1, 2회 다양한 체험을 통해 창의성과 올바른 인성을 형성해 가고 있다.
나뭇가지 목공예 체험, 곤충체험, 야생화 관찰, 나뭇잎 손수건 만들기, 물속에서 댐 쌓기 등 숲과 연관된 모든 동'식물을 대상으로 체험을 하게 되고 친구들과 함께 뛰고 뒹굴며 대자연을 배우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숲 유치원 운영의 승패를 좌우하는 프로그램 개발의 내실화를 위해 숲 해설가 등의 지속적인 교육과 우수사례 견학, 전문가 특강 등을 실시해 역량강화에도 노력해 오고 있다.
지난 9월 27, 28일 이틀 동안 지자체의 우수사례를 견학하고 토론하기 위해 대구수목원과 화원자연휴양림에서 숲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25명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앞으로 숲 해설가의 산림박람회, 산의 날, 전국 숲 해설가 경연대회 등의 참여도 적극 지원해 개개인의 프로그램 개발 능력을 향상시켜 나가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숲 유치원에 참여하는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뿐만 아니라 운영의 다변화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수요에 부응함으로써 이제 숲은 새로운 산림휴양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남부지방산림청 김동관 홍보계장은 "올해 제정'공포된 '산림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내년 7월부터 시행되면 보다 체계적인 숲 유치원 운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무엇보다 숲에서 자연을 벗 삼아 공부할 수 있는 숲 유치원은 미래 녹색교육의 씨앗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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