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니하오 통신] (50)1위안(元) 극장

"1위안 공연료로 연극시장 불 지펴"

산시(陝西)성 웨이난(渭南)시에 가면 1위안(약 200원)짜리 연극을 볼 수 있다. 바로 친캉(秦腔)극단이 운영하고 있는 '1위안 극장'이다. '친캉'(秦腔)은 중국 서북 각 성의 지방희곡 중 하나로 산시성 일대에서 전해오던 민간가요를 계승한 것이다. 친캉은 산시 사람들에게는 음식 요리에 꼭 필요한 소금과 같은 존재로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왔다.

매주 금요일 오전 7시. 극단 앞에는 연극을 보기 위해 아침부터 장사진을 이룬다. 공연표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단방에 팔려나간다. 한 노인은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오전 5시부터 기다리고 있을 정도다.

왜 1위안짜리 연극을 시작했을까. 최근 들어 친캉극단 역시 전국 대다수의 극단과 마찬가지로 1년에 20여 회 막을 올릴 정도로 운영이 어려웠다. 공연 횟수가 줄어들자 관객도 감소하고 수입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업을 하는 단원들도 늘어났다. 국가 1, 2급 연극 배우들이 노점, 택시운전 등 부업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웨이난시가 친캉극단의 개혁정책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1위안 극장'이다. 처음 이 소식이 알려지자 극단 내부에서조차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2007년 말 아동극을 무대에 올리며 '1위안 극장'이 첫 모습을 보였다. 당초 우려와 달리 관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관객들이 전 좌석을 채웠고 배우들은 오랜만에 열정적으로 연기를 펼쳤다. 관객이 돌아오자 배우들은 다시 연기를 할 수 있게 됐고 극단도 활기로 넘쳤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값싼 표 값 때문이다. 한 번 공연비로 2천~4천위안 정도 드는데 관객이 좌석을 꽉 채우더라도 수입이 1천위안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웨이난시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회 공연에 3천위안의 보조금을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지방정부가 재정 보조를 통해 시민들에게 문화 혜택을 베풀게 된 셈이다. 이렇게 되자 '1위안 극장'은 재정 수지 균형을 맞추게 됐고 시민들은 다시 연극을 향유하고 있다.

또한 극단은 지난해 40여 회에 걸쳐 시민에게 찾아가는 상업 공연을 했으며 8천위안의 수입을 올렸다. 매회 공연 때마다 단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단원들이 더욱 연기에 몰두하게끔 유도했다. 배우들은 열정적으로 연극 연습을 하면서 연극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다. 이러한 극단의 노력으로 1위안 극장은 100여 회 공연과 2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이 극단은 국가 공상국에 상표 등록 됐으며 산시성 내 처음으로 문예단체로 지적재산권을 따냈다. 1위안이란 돈이 시민들에게 문화를 선사하고 극단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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