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가격 경쟁 영역이 없다."
대형마트의 무한 가격 경쟁이 대기업 고유 제품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해 피자와 치킨, 삼겹살 가격 인하 경쟁으로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던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 대상이 가전제품과 통신, 커피 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가전제품이나 휴대폰 등은 대기업 중심의 공급 상품으로 중소업체 생산제품처럼 대형마트의 가격 조정이 쉽지 않은 품목이었다"며 "최근 해외 직구매 등을 통해 대형마트가 대기업 제품군까지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새로운 경쟁상대가 된 대기업 대표 제품은 TV.
이마트는 지난달 말 국내 대기업 제품보다 40%가량 저렴한 40만원대 '드림뷰TV'(32인치)를 내놓아 3일 만에 준비한 5천 대를 모두 판매했다. '드림뷰TV'는 대만의 세계 최대 LCD 생산업체 TPV로부터 직소싱한 제품으로 이르면 내달부터 다시 판매에 들어간다.
롯데마트도 지난 6월부터 32인치 LCD TV 가격이 44만원대인 '통큰 TV'를 판매하고 있으며 홈플러스는 지난달부터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한 32인치 LED TV를 50만원대에 팔고 있다.
휴대전화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이마트는 11일부터 전국 130개 매장의 휴대전화 대리점 '모바일 이마트'에서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인 프리텔레콤의 휴대전화를 판매한다. MVNO는 기존 통신사들에게 망을 빌린 뒤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KT 망을 빌리는 프리텔레콤의 이마트 상품은 기본료가 최소 4천500원으로 KT보다 50%가량 저렴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에 판매하는 것은 1천 대 한정 분량이며 수량을 더 늘리는 것을 검토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커피원두도 이달 들어 대형마트들이 남미 등 원산지에서 직소싱을 통해 수입, 대기업 유통망 가격을 흔들고 있다.
한편, 대형마트의 대기업 제품 가격 파괴 경쟁은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 간 점포 확대 경쟁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매출과 수익 증대를 위해 가격 파괴 제품 영역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마트 3사는 2005년 26개, 2006년 42개 점포의 문을 열면서 출점 경쟁에 불을 붙였고 지난해까지 20여 개 가까운 신규 점포를 개점했지만 올 들어 3사의 신규 점포는 각각 4개씩에 그쳤다.
자영업자 취급 품목은 더 이상 가격 경쟁을 할 품목을 찾기 힘들어진 것도 원인이다.
대형마트들은 지난해부터 삼겹살과 치킨, 피자 등 자영업자 품목에 대해 출혈 가격 경쟁을 했고 이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생산 품목보다 대기업 생산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격 거품 주장이 많았다"며 "TV 등 가전제품과 통신제품의 가격 인하 경쟁은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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