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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수 오른 중상위권…'수능 착시' 진학지도 진땀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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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고교 상담교사들 "합격선 상향 고려해야"

대구의 한 고교 교사는 '쉬운 수능'의 여파로 진학 상담을 맡은 교사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수능 가채점 결과 원점수가 오른 일부 중'상위권 고3 학생들이 정시 지원으로 원하는 대학에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며 이미 원서를 낸 수시 2차 시험에 응시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수능에선 비슷한 점수대에 수험생이 집중돼 합격 안정선을 예측하기 어렵고, 시중에 나온 입시업체들의 가배치기준표보다 합격선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는 될수록 수시모집에 중점을 두고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쉬운 수능 여파로 대구 고교들의 진학지도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수능 원점수가 오른 중'상위권 수험생들이 시험을 잘 치른 것 같은 '착시효과'로 인해 이미 원서를 낸 수시 2차 응시를 포기하고 정시 모집에 올인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진학 담당 교사들은 한결같이 눈높이를 낮추고 정시모집보다 수시모집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수시 비중(62%)이 늘고 수시 미등록 충원 제도까지 새로 도입돼 정시모집 인원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데다, 중'상위권 경우 비슷한 점수대에 집중적으로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더구나 재수생들은 올해 정시에서 하향 안정 지원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학생 수험생들의 정시 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덕원고 이준영 교사는 수시 논술시험을 치르지 않고 정시로 돌아서겠다는 학생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고 했다. 6, 7점 정도 수능점수가 오른 학생들이 있지만 다른 학생들의 점수 상승을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이 교사는 "중'상위권 학생들 경우 동일 점수대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상황이어서 합격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수시 기회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능인고 이수열 교사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했다면 무조건 수시 응시를 권유 중이다. 성적이 오른 학생이 많은 만큼 수험생 개개인의 백분위 자체는 그리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가령 외국어영역 경우 원점수가 97점이라 해도 이번 수능을 더 잘 치른 수험생이 많아 백분위는 오히려 93% 선까지 내려갈 전망이라는 것.

이 교사는 "배치기준표에 따라 정시 지원을 할 경우 합격선이 10점씩 올라가는 상황도 드물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중위권은 정시에서 극심한 '눈치작전'이 예상되는 만큼 수시에서 활로를 찾는 게 좋다"고 했다.

혜화여고 박재완 교사도 "학생들에게 지난해와 올해 수도권 누적 백분위 자료와 이번 성적을 함께 보여주면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보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배치기준표상 정시에서 합격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더라도 수시를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은 "올해 재수생들은 자신의 수능 원점수보다 5~8점 정도 낮게 합격 가능선을 긋고 있다"며 "재학생 수험생들은 이런 경향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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