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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13위권 경제 대국이 '아동 수출 대국'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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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국무부의 '연례 국제 입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9월까지 미국 법원의 허가를 얻어 미국 가정에 입양된 외국인 아동 중 한국인이 734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이 필리핀 216명, 우간다 196명, 인도 168명 순이었다. 다른 국가들이 저개발국이거나 개발도상국인 데 반해 한국은 세계 13위권의 경제 대국인데도 해외 입양아가 여전히 많은 현실은 부끄럽기만 하다.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입양아 2천475명 중 국내 입양은 1천462명으로 59.1%였고 해외 입양은 1천13명으로 40.9%를 차지했다. 2007년부터 '국내 입양 우선 추진제'가 실시돼 국내 입양이 늘고 있지만 해외 입양이 연 1천 건을 넘을 정도로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장애아의 경우 국내 입양은 3.5% 미만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면서도 이처럼 아직도 '아동 수출 대국'의 오명을 씻지 못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미혼모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입양을 꺼리는 사회적 풍토가 여전한데다 아동 양육 시설 등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해외 입양이 많은 현실을 자성하고 개선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국제입양협약은 '아동은 태어난 가정에서 친부모가 양육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부득이한 경우 아동이 태어난 나라에서 입양 가정을 찾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입양아가 외국에서 자라면서 겪게 되는 문화적 충격을 고려해 해외 입양은 최후 수단으로 선택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동 양육 시설 증설 등 아동 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미혼모 발생을 줄이되 미혼모가 양육을 원할 경우 획기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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