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꽉꽉 채운 김치에 택배는 꺽~꺽~

우편국 배달 김치 터져 곤욕

"꾹꾹 눌러 담지 말아 주세요. 하룻밤 사이 발효돼 터집니다."

우편집중국이 김장김치 소포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김장김치가 하룻밤 사이에 발효되면서 견고하게 포장되지 않은 김장김치 소포가 터지는 일이 빈번해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배송이 까다로운 김장김치 소포를 택배회사들이 외면하면서 택배 물량은 더 우체국으로 몰리고 있다.

대구우편집중국은 이달 들어 절임 배추 등이 담긴 비닐봉지가 찢어지면서 젖은 종이상자가 파손돼 하루 평균 30개 소포를 재포장해 배달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양념이 다 된 김장김치 소포가 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

대구우편집중국 관계자는 "발효 가스로 부피가 늘어나 약한 비닐봉지가 찢어지거나 심할 경우 스티로폼마저 터진다"며 "파손된 김장김치 소포가 다른 우편물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양념이 된 김장김치는 고춧가루 등으로 색깔이 강해 다른 우편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특히 옷이 담긴 소포와 겹치는 경우에는 손해 배상도 각오해야 한다.

김장김치의 발효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우편집중국의 설명이다. 전날 오후 3시 택배를 접수한 뒤 분류 작업이 시작되는 다음 날 오전 3시에 확인하면 이미 소포가 터질 정도로 발효 속도가 빠르다는 것. 이는 전국 공통의 현상으로 하루 평균 400개 정도 재포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게 우편집중국의 설명이다.

경북지방우정청은 "김장김치를 포장할 때는 두 겹의 두꺼운 비닐봉지를 사용하고 스티로폼이나 종이박스도 두꺼운 것을 사용해야 파손되지 않는다"면서 "김치는 발효되면서 가스가 발생해 부피가 늘어나기 때문에 터지지 않게 가득 채우지 말고 3분의 2 정도만 채워 달라"고 당부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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