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보] '영천 별별미술마을' 농촌 캔버스에 예술을 품다

'공공미술마을' 개장하던 날

"아아, 주민 여러분 빨리빨리 모여 주이소."

마을이장의 공지사항이 확성기를 타고 마을 한 바퀴를 휘돌자 주민들이 환한 얼굴로 대문을 나선다. 마을 초입부터 풍물패의 길놀이가 시작되고 마을 어귀 마당에는 떡과 막걸리가 한 상 가득이다. 논두렁 앞에 막 멈춰 선 전세 버스에서 도시 손님들이 우르르 하차한다. 큰 경사가 난 걸까. 적적하기만 했던 시골 마을에 생기가 넘친다. 22일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 '영천 별별미술마을' 개장식 현장의 모습이다.

영천 별별미술마을의 뿌리는 바로 '공공미술'이다. 농촌마을과 문화예술 접목을 통한 지역 활성화에 뚜렷한 목적을 두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50~80대인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 올 초부터 전국 공모를 통해 선발된 조각'공예'회화'미디어아트 등 미술 분야 작가 50여 명이 모여들었다. 환상여행을 테마로 한 버스정거장과 자전거 거치대를 만들었고, 버려진 옛 마을회관을 마을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마을사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했다. 마을 곳곳에 널린 마늘걸이에는 영천의 독특한 맛 문화의 상징을 보여주기 위해 철사로 만든 돔베기를 걸어놓았고, 가상교 다리 옆 공터에는 수달을 볼 수 있도록 수달관측소를 세웠다. 논두렁, 밭두렁, 마을회관, 담벼락 마을 등 여기저기를 지나다보면 미술작품이 불쑥불쑥 얼굴을 내민다. 마을 전체가 미술관이나 다름없다. 공공미술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지만 이렇게 미술작품이 상설 전시된 마을은 흔치 않다. 별별미술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마을미술 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선정된 10개 마을 가운데 하나로 대구경북에서는 유일하다. 규모도 크다. 화산면과 화남면 귀호리 곳곳의 마을 명소와 수려한 자연경관을 연계한 다섯 갈래의 길을 중심으로 45점의 미술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글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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