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지만 세계 1인자가 되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2년 전인 중학교 3학년 때 큐대를 처음 잡아 1년 만에 당구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올해 10월 과테말라에서 열린 '2011년 세계 주니어 3쿠션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되고 있는 김준태(17'수원 매탄고 2년) 군은 문경의 한 당구장 아르바이트생 출신이다.
그가 당구인의 길로 접어든 것은 2009년 문경 점촌중학교 3학년 때 문경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아버지 김종식(45) 씨를 돕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자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수업이 끝나면 곧장 아버지 당구장으로 갔어요. 당구대 청소와 큐대 정리 등을 도우면서 손님들이 즐기는 것을 어깨 너머로 보고 당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지요."
아버지 김 씨는 당구 500점의 고수다. 하지만 김 씨는 500점이 되는데 20여 년이 걸렸지만 준태 군은 큐대를 잡은 지 불과 3개월 만에 300점에 이르는 믿기지 않은 실력을 보여 주었다.
"저도 당구라면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데 아들의 실력을 보니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집중력도 있고 힘도 좋아요."
김 씨는 "잘 다듬어 주면 대단한 당구선수가 될 것 같다는 확신이 섰고 주위의 권유도 있어 프로선수에게 레슨을 받으러 다니게 했다"고 했다. 그는 구미에 있는 프로 당구선수를 섭외해 방학 동안 아들을 매일 구미로 보내 실력을 키우도록 했다.
준태 군은 부모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지난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당구 특기생을 뽑는 수원 매탄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수원에서 자취를 하면서 학업과 당구를 병행한 준태 군의 당구 도전은 이때부터 체계가 잡혀갔다. 준태 군은 입학하자마자 여러 당구대회에 출전해 두각을 나타냈다. 아마추어 당구선수로 처음 출전한 '구미 빅박스배 전국 아마추어 쿠션대회'에서 처음 5위를 하고 이듬해 '수원당구연맹 6월 평가전'에서 준우승을 했다. 같은 해 네덜란드에서 열린 '2010년 세계주니어 3쿠션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영예를 차지했다. 2011년에는 경기도 학생 평가전에서 우승을 했고, 지난 10월 8일에는 과테말라에서 열린 '2011년 세계 주니어 3쿠션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준태 군의 코치를 맡고 있는 김봉수(대한민국 프로당구 랭킹 10위 이내) 씨는 "준태가 손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하루 3천 번 이상의 큐질을 하고,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 외에는 오직 당구에만 빠져있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가르쳐본 학생 중에 준태만큼 끈기있고 열심히 하는 학생이 없었다. 준태가 언젠가는 대한민국을 빛낼 실력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는 1등뿐 아니라 2등, 3등, 4등도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업을 선택할 수 있지만 운동은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어요.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당찬 포부를 밝힌 준태 군의 휴대전화에는 'UMB 세계랭킹 1위 반드시 이룬다'라는 문구가 메인 화면에 저장돼 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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