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압박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야권은 물론 가장 유력한 여권 후보 깎아내리기지만 여권을 포함한 보수진영에서도 비판론이 적지 않다. 대세론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보수진영의 위기의식 때문이라는 해설이 교차한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부산일보 발행 중단 사태와 관련, "박근혜 전 대표 측의 행태 역시 독재자의 그것을 닮았다"며 "박 전 대표는 부산일보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김진표 원내대표 역시 "박 전 대표가 2005년 정수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났지만 측근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박 전 대표가 부산일보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정수재단은 재단법인인 만큼 박 전 대표와 무관한 것을 뻔히 알면서 무책임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군'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여옥 의원은 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 교수는 벌처럼 쏘고 나비처럼 날아다니는데 박 전 대표는 마치 식물처럼 붙박이로 있으면서 온실 속에서 친박계에 둘러싸여 보호받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박 전 대표는 '선거의 여왕'이라든가 '천막당사의 추억'이라든가 이런 과거형으로 박제돼 있다"며 "현재 진행형을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도 지난달 30일 박 전 대표에 대해 "낡은 정치에 안주하는 흐름으로 포위돼 가고 있다"며 정면승부를 촉구했다.
이 같은 당내 흐름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친이계인 조해진 의원은 2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 조기 등판 요구와 관련,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 대부분이 박 전 대표에게 비판적이었기 때문에 쇄신을 위한 건지 선거에서 도움을 받기 위한 건지에 대한 불신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저의가 있을 수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한때 가까웠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1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박 전 대표에 대해 "청사진 없이 어떻게 국가지도자가 되는가"라며 "당연히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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