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역의원 떨고, 신인은 들떴다

개혁공천 요구 거세지고 민심 '토착 TK'에 기울어…예비등록 과열 분

내년 4월에 실시되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를 위한 선거법 설명회가 8일 대구시 교육정보원 시청각실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선거법 안내 책자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내년 4월에 실시되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를 위한 선거법 설명회가 8일 대구시 교육정보원 시청각실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선거법 안내 책자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현역 의원들은 떨고, 도전에 나선 신인들은 활개를 치고 있다. 내년 4월 11일에 치러지는 제19대 총선을 앞둔 지역의 분위기를 이르는 말이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후보자들에게 명함을 돌리고 선거사무소도 개설하는 등 일정 수준의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예비후보 등록이 13일 시작된다. 선거 120일 전일에 맞춘 것이다. 그동안 현역 국회의원들은 의정보고회 등을 개최하는 등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계속해 왔으나 도전자들은 물밑에서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이후에는 제한적이나마 유권자를 직접 접촉하는 등 선거운동을 할 수 있어 신인들이 대거 예비후보등록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전에 없이 현역 의원들에 대한 교체 욕구가 강하고 여야 정당들에서도 현역 의원에 대한 공정한 평가 등 개혁 공천 바람이 불 조짐을 보이고 있어 도전자 입장에 있는 신인들의 몸과 마음을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다. 또한 기성 정치권의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출마 의지가 있음에도 뜻을 접었던 인사들마저 '이번에는 해 볼만하다'며 도전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내년 총선 경쟁은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벌써부터 일부 지역에서는 비록 예비 경쟁률이기는 하지만 10대 1에 육박하는 곳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처럼 신인들을 자극하는 가장 큰 원군은 지역 민심의 변화다.

동남권신공항 유치 무산과 과학비즈니스벨트 불발에서 보여준 선출직 공직자, 특히 지역 국회의원들의 무능과 무력감이 지역 유권자들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서울 TK' '무늬만 TK' 대신 '토착 TK'를 뽑자는 이야기가 자동적으로 나오는 계기가 됐다.

서울에 살다가 낙하산 공천을 받아 지역에 내려온 뒤, 지역에 집도 없이 있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국회의원들을 더 이상 뽑아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서서히 자리 잡아 가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에 지역에 뿌리를 두고 지역을 지키며 살아가는 신진들은 비록 '거물'은 아니지만 지역주민들의 애환을 알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데 더 낫다는 인식도 동시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에도 도전할 뜻을 가졌다가 중도 포기한 바 있는 한 도전자는 "지난선거 때 지역의 분위기가 이 정도였다면 당선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지역을 위해 살다가 지역에 뼈를 묻을 것이라는 점을 더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기류도 신인들의 도전 의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현역 의원에 대한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하는 개혁 공천을 해야 한다는 기류가 여야 정당 모두에 팽배하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8일 밝힌 '혁명적인 총선 준비'에 나타난 쇄신안도 신인들의 기대를 부풀게 한다. 현역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일절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홍 대표는 현역 의원 전원이 교체 대상이라는 말도 했다. 홍 대표의 말대로만 된다면 해 볼만하다는 것이 신인들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2008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한나라당이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올곧은 인사들로 공천심사위를 잘 구성해서 국민이 믿을 수 있는 모습으로 공천을 한다면 회생의 길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 반대라면 한나라당에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