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와서 보면
식구들이 낯설 때가 있다.
어느 낯선 시골 기차역에 내려
사방을 두리번거리듯
아내의 얼굴이 낯설다.
발길이 잘못 들어선 듯
낯모르는 어느 여인이
부엌에 서 있고
내 방에 누워 있다.
나는 날개가 없어
정오의 사이렌도 듣지 못한다.
옹색하게
등을 구부리고
엉거주춤 서 있다.
그런 날은 낯선 시골역을
비나 맞으며 걷고 싶다.
한없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그렇게 걷고 싶다.
실존은 고독합니다. 얼마나 고독하냐고 묻자 카프카는 "프란츠 카프카보다 고독합니다"라고 했으니까요. 결국 자신이 가장 무서운 고독인 거지요. 인간은 '잃어버린 고향을 찾기 위해 타향으로 가야 한다'는데 지극히 외로울 때, 차라리 '반대'를 기억하세요. 결연히 혼자 서 보는 겁니다. 고독을 축구공처럼 차고 논다면 더욱 좋겠지요.
때때로 익숙하던 모든 것들이 낯설 때, 혼자라고 느껴질 때, 누구는 폭식을 하고 우당탕 3D, 4D영화를 본다고도 하는데요. 실존의 고독 절대고독 그런 쓸쓸한 이야기 말고 무슨 깜찍한 것 없을까요.
아내가 낯설고 식구들이 낯설고 종내 내가 낯설고. 타인의 도시가 된 현대인의 삶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 돌아 갈 곳 없어 비나 맞으며 걷고 있는 초상화들. "아버지 왜 길에서 서성이세요?" 라는 아이의 말에 "넌 누구냐 나를 아느냐?"라는 소설 같은 한 장면 상상해 보세요. 그거 바로 현실이랍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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