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 프로야구 롯데의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입단식을 부산에서 가졌다. 이를 위해 오릭스의 오카다 감독은 생애 처음으로 부산을 찾았다.
1년간 15억원의 국내선수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친정팀 한화와 계약한 김태균은 12일 대전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했다. 많은 기자가 대전으로 향했고, 김태균의 입단 소식이 전국으로 전해졌다.
해외진출과 국내 복귀로 주목받은 두 스타가 작별과 복귀 인사를 한 곳은 그들이 몸담았던 연고지였다.
당연해 보이는 일이지만 삼성의 이승엽은 달랐다. 이달 초 친정팀으로 돌아온 이승엽의 입단 기자회견은 대구가 아닌 서울서 열렸다. 대구가 낳은 '국민타자' 이승엽을 자랑스러워하며 복귀를 애타게 기다린 연고지 대구 팬들이 외면당한 것이다.
삼성과 이승엽은 왜 서울에서 입단 계약을 체결하고, 기자회견을 한 것인가? 구단을 대표하는 사장이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 초 삼성레포츠센터에 있던 서울사무소를 역삼동으로 이전하며 서울 근무 요건을 강화했다. 김인 사장은 서울사무소로 출근, 홈경기가 있거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만 대구를 찾았다.
이 때문에 경산 볼파크에 근무하는 단장 등 직원들은 업무 결재를 받기 위해 수시로 서울행 KTX를 타야만 했다.
1990년대 중반 지역밀착 경영을 펼치겠다며 서울사무소 기능을 축소하고, 업무의 핵심축을 대구로 옮긴 삼성의 업무축이 서울로 되돌아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지역 교류와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삼성과 지역사회를 잇는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지역 사회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삼성은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프랜차이즈 역대 스타로 채우며 야구단의 지역색깔 입히기에 노력했다.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되찾았고, 사상 초유의 3관왕도 이끌어냈다. 하지만 대구 팬들은 지역에서 관심을 거둔 삼성에게서 뭉클한 감동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구색 갖추기에 머문 평일 낮에 열린 팬 페스티벌, 손을 놓아버린 지역 사회 봉사활동, 이승엽의 서울 입단 기자회견은 사소한 사례다. 삼성이 성적에만 묻혀 지역으로 향한 시선을 거둔다면 최강 삼성을 목청껏 외쳤던 팬들의 응원도 사그라질 것은 분명하다. 대구는 올해 프로농구 원년(1997년)부터 대구를 연고지로 삼았던 오리온스의 야반도주를 경험했다. 지역에 애정이 없었던 오리온스의 도주를 지켜본 대구시민들은 지금 삼성을 의심의 눈초리로 주시하고 있다.
프로구단이 지역사회와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은 지역의 자부심을 키우고 명문 구단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챔프 삼성이 반드시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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