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기금 매수세에 개미까지 '들썩'

전기전자·철강금속·화학 주매수, 26일거래일 연속…역대 최장 기록

연기금의 매수세가 심상찮다. 15일까지 26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역대 최장 순매수 기록이다. 1조7천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올 들어 연기금이 국내 증시에서 사들인 금액은 11조원을 웃돈다.

증시 혼란기에 더 주목받는 연기금의 매수세 비중은 크다. 물량의 크기도 있지만 연기금을 좇아 매수에 나서는 개미들이 적잖기 때문이다. 개인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한몫한다. 투자 전문가인 외국인이나 기관 등을 따라서 투자하는 '친구 따라 강남 가기식 투자'는 그래서 지탄의 대상도 아니다. 무엇보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시장이 극도로 침체됐을 때 증시를 끌어간 것이 연기금이었다는 점은 3년 전 배운 분명한 '학습효과'다. 증시의 주요 세력이었던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연기금은 어떤 종목을 사들였을까.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연기금이 사들인 종목은 전반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내년도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철강금속'화학 등 업종이 주매수 종목이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샀다. 총 투여금액의 25%인 4천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8천억원, 개인은 5천억원 이상 내다 팔았던 것과 대비된다. 또 포스코(1천690억원), LG전자(1천690억원)도 1천억원 이상 사들였다.

연기금은 시장이 좋을 때보다는 안 좋을 때 두각을 나타냈다. 2005년 시장이 54% 급등했을 때 운용사는 평균 65%의 수익을 올린 반면 연기금의 주식 투자(직접) 수익률은 55%에 그쳤다. 그러나 시장이 지지부진했던 2006년과 급락한 2008년에는 운용사들보다 수익률이 앞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매년 운용사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기금이 사들이는 종목의 경우 단기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현재수 동양증권 시지지점 지점장은 "연기금은 물량이 커 팔기도 쉽지 않다. 자연스레 장기투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그렇기 때문에 연기금은 매수에 신중하다. 개인이 연기금을 좇아 '친구 따라 강남 가기식 투자'를 하려면 단기로 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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