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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이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큐레이터의 생일 소식을 접하고 페이스북 담벼락에 장난스럽게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며칠 후 통화를 하다가 생일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동명이인인 다른 페이스북 친구의 생일이었던 것이다.

요즘 알게 모르게 우리는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손수 만들고 쓴 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 혹은 신년인사를 담은 편지를 보내 본 게 언제였을까 싶다.

나는 대학원 석사청구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품 포트폴리오를 제작해서 직접 서울의 미술 및 사진전문 잡지사를 찾아간 적이 있다. 정성과 노력의 결과로 원했던 잡지에 모두 작품이 실리게 되었고, 많은 지면을 차지하게 되었다. 꼭 작품의 퀄리티가 좋아서만이 아니라 상자를 들고 무작정 서울까지 찾아온 지방의 작가 지망생의 열정도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온라인으로 작가를 공모하고, 작품을 올려서 심사를 받기도 하며, 스마트폰에서도 작가와 전시를 소개하는 어플이 출시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블로그를 통해 작가와 작품을 알렸지만 이젠 페이스북을 통해 전시를 홍보하고 오프닝 참석을 권하기도 한다. 실제로 올여름에 있은 '해외작가 초청 레지던시 전시'를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를 하였고, 많은 분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행사 후 해외작가들은 각자의 고국으로 돌아갔고 일정한 시간이 지났다. 며칠 전에는 이탈리아에서 왔던 작가 미켈레가 페이스북에서 어색한 한글로 인사를 해왔다. 웃기기도 하지만 기특하고 재미있는 일이다.

SNS는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서비스다. 오프라인에서는 만날 수도 없는 예술계의 거장부터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나 기획자들도 만날 수 있고, 결국은 비슷한 직종의 종사자들끼리 만나게 되어서 업무적으로도 많은 효율이 있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예술에 관련된 세미나나 전시장에서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낯설지 않은 얼굴들을 자주 보곤 한다.

SNS는 대단한 위력을 가지고 있지만 주의해야 할 일들도 많다. 시간과 위치까지 노출되는 정보를 잘못 활용하면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가지고 있다. 개인 사생활 외에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 노출까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낯선 사람들과의 소통을 즐겁게 활용할 참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즐겨찾는 식당에 가서 먹음직스럽게 음식을 촬영해 온라인에 올린다. 많은 온라인상의 친구들이 내가 남긴 사진을 보며 '좋아요'를 추가할 것이다.

송 호 진 대구대 영상애니메이션디자인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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