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창원시의회 책임은 서로 '네 탓'
통합시청사 소재지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수차례 몸싸움을 벌이고 본회의를 공전시킨 경남 창원시의회가 반성은 뒤로 한 채 '네 탓' 공방만 벌여 의회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김이수 창원시의회 의장은 21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예정됐던 본회의가 의원들간 몸싸움 끝에 개회 조차 못하고 자동폐회된 데 대해 "성숙하지 못한 의회 모습을 보인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장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의원들이 시민을 위한다는 미명으로 의정단상에서 멱살잡이를 하고 영웅인 것처럼 착각한다"며 "의회를 쇠사슬로 묶고 봉쇄하는 믿지 못할 일이 자행됐다"며 창원권 시의원들을 질타했다.
그는 창원권 시의원들의 행위에 대해 내부조사를 거쳐 고문변호사 등의 자문을 받아 고발 등 법적 대응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또 "집행을 책임진 시장은 누구보다 먼저 발벗고 나서야 하는데 지금의 시장 행보는 강건너 불구경하는 형국이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이 시장에게도 있다"며 박완수 시장을 거론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개인적으로 사퇴 용의가 있고 연말 안에 임시회를 소집해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3개 조례안은 다시 상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임시회가 열리더라도 파행이 예상된다.
마산·진해권 시의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 위상에 큰 오점을 남긴 점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면서도 "창원 출신 의원들이 2차례 본회의장과 의장석을 점거하고 민의의 전당인 의회에서 정당하게 논의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창원 출신 의원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안건처리를 거부하고 민생 관련 예산안 처리를 거부하는 추태를 반복했다"며 시의회가 난장판이 된 책임을 창원권 의원에게 전가했다.
이어 "진정한 의정활동을 하려는 자기반성이 없다면 창원 출신 의원들과 시정을 논의할 의사가 없다"며 "이에 따르는 모든 책임은 원인을 제공한 창원 의원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창원권 의원들은 "중립을 지켜야 할 의장이 한쪽 편을 든다"며 "임시회를 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안건을 놓고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마산권 의원들의 주장은 결국 시의회의 문을 닫자는 의미다"며 "무리한 결의안 상정을 철회만 하면 해결될 일이다"고 마산권 의원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 같은 시의원들의 입장에 대해 지역에서는 의회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은 "시의회를 통해 해법은 나오기 어려울 것같다"며 "시장이 나서서 중재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등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일정 역할을 통해 중재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통합시를 유지할건지 분리할건지 묻는 주민투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창원시의회는 지난 20일 오후에 예정됐던 제14회 창원시의회 정례회 4차 본회의를 시의원들간 몸싸움 끝에 개회하지 못하고 자정을 기해 의사일정이 종료되면서 폐회했다.
마산권 시의원들이 통합시청사 등 중요 시설을 지역별로 결정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상정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창원권 시의원들이 본회의장을 기습점거하자 마산권 시의원들이 본회의장 출입문을 부수고 진입한 뒤 의장석 점거를 놓고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올해 마지막 정례회 본회의 일정은 개회도 못하고 폐회하면서 새해 예산안 등 시급한 안건을 처리할 수 없어내년 예산 집행 등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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