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김정일과 다른 종말, 차우셰스쿠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일은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에 비하면 평온한 죽음을 맞았다. 루마니아를 24년간 철권 통치한 차우셰스쿠는 1989년 12월 17일 민중 봉기가 발생한 뒤 닷새 뒤인 그 해 오늘, 도주길에 나섰다. 다음날 체포된 차우셰스쿠는 이틀 뒤인 크리스마스 저녁에 악명 높은 아내 엘레나와 함께 총살형에 처해졌다.

1918년생인 차우셰스쿠는 1965년 공산당 지도자가 돼 처음에는 루마니아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소련과 선을 긋는 독자 노선으로 서방 국가들의 호감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1971년 북한을 방문, 김일성의 주체사상에 감명을 받은 그는 '민족의 태양'으로 불린 김일성의 통치 방식을 모방해 자신을 '카르파티아 산맥의 천재'로 부르게 하며 개인 숭배를 강화했다.

차우셰스쿠는 나아가 김일성 궁전을 본따 거대한 인민 궁전을 건설, 국민들의 고혈을 짜냈고 도청을 통한 불만세력 색출 등 공포 정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유교적 순응을 보인 북한 주민들과 달리 반감을 키운 루마니아 국민들에 의해 종말을 맞았다. 북한으로 망명할 생각을 할 정도로 북한과 밀착했던 그의 처형 계획이 정해지자 병사들이 서로 나설 정도로 미움을 받았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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