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해외여행 성수기에 여행업체들의 관광 상품 일정이 갑자기 변경되거나 항공편이 바뀌는 경우가 잦아 지역 여행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대구 직항노선이었던 패키지상품이 여행사 측의 실수로 환승 노선으로 바뀌거나 모객이 되지 않는다며 일방적으로 항공편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6~21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 방문 관광상품을 이용했던 A씨는 여행기간 내내 화가 치밀었다. 그는 대구 직항노선이라는 상품 소개를 믿고 계약을 했지만 출발 이틀을 앞두고 항공편이 직항에서 환승 노선으로 바뀌었다는 여행사 측의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 항공편은 당초 예정됐던 대구~캄보디아 씨엠립~베트남 하노이 노선에서 대구~태국 방콕~베트남 하노이 노선으로 변경됐고, 돌아오는 항공편도 씨엠립~대구 직항노선에서 씨엠립~인천~대구 노선으로 변경됐다. 여행사가 전세 항공기 운항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여행 상품 판매를 강행(본지 13일 자 4면 보도)하면서 예정대로 되지 않자 급하게 대체편을 투입했기 때문이었다.
A씨는 "항공편이 바뀌면서 여행 일정도 뒤죽박죽됐다"고 불평했다. 첫날 베트남 하노이 도착 시각이 당초 예정했던 오후 4시 30분에서 오후 7시 20분으로 3시간 가까이 늦춰졌고, 자정이 넘어서야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날에는 국내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오후 내내 공항에서 기다려야했다는 게 A씨의 설명.
여행사 측은 미리 일정 변경을 안내하고 보상금을 1인당 20만원씩 지급했지만 A씨의 화는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돌아오는 항공편은 직항으로 온다더니 올 때도 환승을 하면서 공항에서 시간을 허비했다"며 "여행사가 일방적으로 일정이나 항공편을 바꾸면서 취소하든지 양해하라고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말인 31일 친구 가족과 함께 필리핀 세부로 동반 여행을 가기로 했었다는 직장인 최모(35) 씨도 여행사로부터 황당한 안내를 받았다. 대구~필리핀 세부 직항 노선이었던 항공편이 부산 김해~세부 노선으로 변경됐으니 취소하든지 부산으로 가라는 여행사의 일방적 통보를 받은 것. 여행 일정도 3박5일에서 3박4일로 바뀌었다. 이는 24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부정기편으로 운항할 예정이던 대구~필리핀 세부 직항 노선 운항이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패키지상품을 위해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던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모객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항 노선을 취소한 탓이다. 최 씨는 "예약을 취소하거나 부산 김해공항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야할 형편이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장거리 여행이 힘든 어린 자녀들 때문에 직항 노선을 선택했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여행사가 자신들이 영업을 못한 책임을 고객들에게 떠넘길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대구지사 관계자는 "세부 상품의 예약률이 20% 미만에 그칠 정도로 모객이 힘들었던 상황"이라며, "고객 편의를 위해 대구 직항 국제노선을 대폭 확충하는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있었던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행객들의 피해가 없도록 교통비를 지급하는 등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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