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올해, 시장엔 땅콩주택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소비자들이 만든 신조어들이 등장했다.
◆땅콩주택=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아파트값이 맥을 추지 못하면서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단독주택 거래량이 지난해 8만4천445건에서 올해(10월 말까지) 9만9천877건으로 늘었고 건설실적도 올해 4만2천412가구로 지난해(3만7천641가구)보다 12.7% 증가했다. 단독주택과 소형의 결합상품으로 등장한 게 '땅콩주택'이다. 한 개 필지에 2가구가 나란히 지어진 모습이 땅콩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에서는 '듀플렉스(duplex) 홈'으로 불린다. 단독주택의 쾌적함을 누리면서 땅값'건축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땅콩주택에 이어 한 개 필지에 3, 4가구가 함께 사는 '완두콩주택'도 있다.
◆렌트푸어(Rent-Poor)=지난해 가을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렌트 푸어'(Rent-Poor)가 등장했다. 치솟는 전셋값을 감당하는 데 소득의 대부분을 지출하느라 여유 없이 사는 사람을 뜻한다. 집값 하락, 대출이자 증가 등으로 소득이 줄어 어렵게 사는 사람을 일컫는 '하우스 푸어'(House-Poor)의 전세판인 셈이다. 올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5.7% 상승했다. 전셋값 급등은 비싼 전셋값을 내지 못해 좀 더 싼 전셋집을 찾아 떠도는 '전세난민'을 양산했다. 집주인들이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돌리면서 '반전세'가 크게 늘었다. 반전세 증가로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크게 줄었다. 결혼했지만 비싼 전셋값 때문에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고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도 생겼다.
◆오피스텔의 변화=오피스텔은 당초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면서 잠시 쉴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공간을 뜻한다. 이런 오피스텔이 올 한 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끈 상품이 됐다. 집값 보합세, 1'2인 가구 급증 등으로 임대수익형 부동산이 주목받으면서 오피스텔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오피스텔 임대에도 양도세 등 세제 혜택을 주기로 해 오피스텔 투자 열기는 연말까지 식지 않고 달아올랐다. 기능도 좋아졌다. TV 등 각종 가전제품과 가구를 갖춰 몸만 들어가면 되는 '풀퍼니시드'(full-furnished) 시스템이 도입되고 평면이 다양해졌다. 피트니스클럽, 옥상정원, 사우나 등 아파트 못지않은 커뮤니티 시설도 갖추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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