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역의원들은 설 연휴 기간에 지역구를 사수했다.
평소에도 연말연시와 설 연휴 때마다 지역구를 누볐지만 총선을 코앞에 두고 맞이한 이번 연휴는 과거와 달랐다. 연휴 직후 실시되는 당의 여론조사 결과가 공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현역의원 25%에 대한 공천배제 원칙을 확정하면서 이미 실시한 각 당원협의회에 대한 당무감사와 설 연휴 직후부터 경쟁력과 교체지수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참고하기로 했다.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실시하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공천배제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지역의원들은 지난 연말부터 공직선거법이 허용한 1월 초순까지 의정보고회를 집중적으로 연 데 이어 설 연휴기간에도 지방의원 등 당 조직을 풀가동, 여론조사에 대비한 귀향활동에 집중했다.
한나라당 한 고위관계자는 여론조사와 관련, "(여론조사는) 당에서 이번 주에 시작한다고 알고 있다"며 "현역의원에 대한 경쟁력과 교체지수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가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공천심사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아 교체지수 등 구체적인 항목이 확정되지 않아 가상대결 같은 여론조사는 사실상 힘들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흘렸지만 비대위 주변에서는 ▷지역구 의원을 다시 지지하겠느냐는 등의 문항을 통한 교체지수 ▷당내 다른 경쟁후보와의 가상지지율 ▷여야대결구도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의원들은 설 연휴 기간 한나라당에 대해 부정적인 지역분위기를 인정하면서도 지난 연말 국회에서의 지역예산 확보 성과 등을 부각시키면서 현역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분위기를 완화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김성조 의원(경북 구미갑)은 "딱히 (여론조사에) 준비하는 것은 없었지만 지역주민과 함께 해왔던 그대로 새해 들어 각 단체의 새해 시무식에 꼬박꼬박 참석했다"며 "주민과의 접촉을 강화하면서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규 의원(대구 북구갑)은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감이 많았는데 이는 물가 등 경제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 같다"고 지역민심을 전하면서 "(여론조사에)준비한다고 해서 특별히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더 열심히 지역을 누비는 것 외에는 조직을 가동하는 것도 여의치 않고 별 뾰쪽한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주호영 의원(수성을)은 "이미 연초까지 전 조직을 가동,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의정보고회를 실시한 바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꾸준히 의정보고를 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외는 달리 대비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아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느라 서울과 안동을 오가고 있는 김광림 의원(안동)도 "지역의원이 열심히 일을 했다는 성과를 충분히 설명하고 늘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경산의 최경환 의원은 "현역의원에 대해 물갈이를 많이 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정서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무조건 자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 않으냐. 대안이 있느냐. 그런 이야기를 연휴 기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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