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과학기술의 미래가 걸린 '기초과학연구단' 유치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31일 기초과학연구단 선정 공고를 내고 3월부터 선정 평가를 시작해 5월 중 첫 연구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기초과학연구단은 단군이래 사상 최대 국가 과학기술 프로젝트라 불리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사업비 5조1천700억원)의 핵심 사업이다.
노벨상 수상자 및 근접 과학자 배출을 목표로 하는 연구단별 국비 지원은 향후 10년간 최소 1천억원 이상으로,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 및 대학, 연구개발(R&D) 기관마다 연구단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초과학연구단의 의미
교과부는 지난해 5월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대전을 확정하면서 과학기술 균형 발전 차원에서 오는 2017년까지 전국에 걸쳐 50개 내외의 기초과학연구단을 선정키로 했다.
대구경북권 경우 대구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울산 UNIST(울산과학기술대), 경북 POSTECH(포스텍) 등 지역별 3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들의 DUP연합캠퍼스에 10개 내외의 연구단(사업비 1조5천억원)을 배정키로 했다.
2012년 첫해에는 25개 내외의 연구단을 우선 선정할 계획으로 DUP 몫은 6, 7곳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교과부는 연구 테마와 계획에 따라 다양한 규모와 형태로 지역별 연구단을 운영하되 6개월분 연구비로 60여억원(연구인력 약 50명)을 전액 국비로 지원한다. 이 같은 국비 지원은 노벨사관학교로 불리는 독일 막스플랑크를 비롯한 세계적 연구소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구경북연구원 김병태 연구위원은 "과학기술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수단"이라며 "기초과학연구단은 우수 연구 인력과 안정적 연구개발비 지원을 동시에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구경북 과학기술 발전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연구단 유치 전쟁
이날 교과부 공고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단은 15인 내외의 연구단 선정'평가위원회 주관으로 선정되며 연구단장의 수월성(秀越性'Excellence)이 최우선 평가 잣대다. 연구분야를 미리 정한 뒤 연구부서를 조직하고 책임자를 선정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세계적 수준의 연구단장을 먼저 뽑은 뒤 연구분야를 결정하고 조직을 구성한다.
DGIST와 POSTECH은 교과부 공고에 따라 연구단장을 최종 확정하고 늦어도 다음 달 말부터 연구단 유치 신청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최종적으로 POSTECH과 경북도는 6곳 이상, DGIST와 대구시는 5곳 이상 연구단 유치를 최대 목표로 각각 내세워 향후 치열한 유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일단 세계대학 평가에서 20위권에 진입한 POSTEH이 인적 자원 및 주변 인프라 환경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상북도 박성수 과학기술과장은 "포항권에는 기초과학 연구의 핵심 장비로 꼽히는 방사광 및 양성자가속기가 들어서 있고, POSTECH과 세계 3대 물리학회 중 하나로 꼽히는 아시아태평양물리이론센터 포항본부를 통해 연구단장 및 연구원 인력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김관용 도지사의 연구단 유치 의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DGIST는 신성철 총장이 직접 연구단장 영입에 나서 3~5명의 연구단장 후보군을 확보했다. 신 총장은 연구단장 수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MIT'스탠퍼드'조지아텍 등 해외 명문 대학을 다니며 노벨상급 석학들을 만났다.
DGIST는 또 연구단을 이끌어 갈 핵심 연구인력 확보를 위해 경북대, 영남대 등 지역 대학 인재들을 선별하는 동시에 분야별 전문가 풀을 정리하고 있다.
지역 과학계는 DGIST와 POSTECH의 지나친 경쟁 구도를 경계하고 있다. DGIST가 DUP 기초과학연구단 본부 설치를 교과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POSTECH과 UNIST의 반발이 거세 벌써부터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지역 과학계 인사들은 "DUP 연구단 몫은 10개 내외에 불과한데 3개 대학 모두 서로 5개 이상 유치하겠다며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대학 및 지자체 간 페어플레이와 정치적 입김을 배제한 객관적 평가를 통해 선정 과정상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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