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 작업의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2일 첫 회의를 가졌지만 불안한 출발이다. 진영아 공천위원이 허위 경력 및 거짓 진술을 이유로 지명 이튿날 자진 사퇴한 데 이어 다른 위원에 대해서도 경력'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인사 몫인 진영아 위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진해 온 '감동 인물 찾기 프로젝트'의 첫 낙점 사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진 위원은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 당시 비례대표 신청을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했고, 2009년에는 당 중앙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총간사까지 역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는 이명박 후보 진영에서 일을 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 안팎에서는 진 위원 외에 다른 심사위원들의 전력과 처신에도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들이 돌고 있어 '제2, 제3의 진영아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중앙회장을 지낸 박상희 전 의원은 2일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 출신인 서병문 공천위원에 대해 "서 위원은 현재 한나라당 당원으로 재정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있으며 이당 저당을 기웃거리는 정치권 외부 인사가 아니라 내부인사"라며 "한나라당은 중소기업계의 여론 수렴도 없이 중소기업 대변자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쇄신을 이끌어야 할 공천위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것은 유감"이라며 "심사위원들에 대한 언론과 정치권의 '현미경 검증' 과정에서 다시 문제가 발견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공천위원의 눈치를 보는 입장에서 말하기 어렵다"며 입을 닫았고, 한 수도권 친이계 의원은 "문제 제기를 하면 '또 싸우냐, 발목잡느냐'는 내부 분란으로 비칠 수 있어 언급을 자제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파문을 거치면서 정치권에선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인사 스타일에 문제가 있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나치게 보안에 집중한 나머지 인사 대상자들의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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