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아동센터 "우리에게도 관심·지원을"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으로 토요일 취약 계층 학생들의 돌봄이 과제로 떠오름에 따라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대구 솔잎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의 미니 운동회 모습.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으로 토요일 취약 계층 학생들의 돌봄이 과제로 떠오름에 따라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대구 솔잎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의 미니 운동회 모습.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맞벌이 가정과 저소득 가정 학생들에게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온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이 강화된다면 학부모와 학교의 고민을 덜 수 있기 때문.

지역아동센터는 지역 사회 저소득층 아동을 보호하고 교육, 급식 지원, 건전한 놀이 등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시설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현재 전국의 지역아동센터는 3천800여 곳, 대구시에는 172곳(지난해 연말 기준)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29인 미만을 수용하는 소규모 시설로 토요일에도 문을 연다.

하지만 대구 지역아동센터들이 처한 현실은 팍팍하다. 전체 172곳 중 미인가 시설인 40여 곳을 제외하면 정부에서 월 370만원 안팎의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하지만 이 정도의 지원으로 시설장과 사회복지사 1명의 인건비, 프로그램 운영비까지 감당하기엔 벅차다.

대구시는 지난해 5월 지역아동센터 지원 조례를 만들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지원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천방지축인 아이들을 챙기다 보니 일은 많은데 사회복지사의 월급은 90만~100만원 선에 그쳐 이동이 잦다.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지역아동센터의 존재를 잘 모르는 이들이 많아 후원, 연계 기관이나 단체를 찾기 힘들다"며 "정부가 올해부터 토요일에 문을 여는 곳에 15만원을 더 지원한다지만 이 정도의 지원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구 동구 신천동 한 상가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솔잎지역아동센터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미인가 시설이다. 평소에는 오전 11시~오후 7시, 방학 때는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열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인근 청구고등학교 학생들의 봉사로 수학과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기타와 오카리나도 가르친다. 기업의 후원을 받아 문화체험, 스포츠 활동도 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로부터 지원받는 것은 학생 1인당 3천원꼴의 급식비 정도. 이 돈으로 아이들 저녁식사를 챙긴다.

이곳은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 정경택 센터장은 "'놀토'에 8시간씩 아이들을 챙겨왔는데 앞으로 한 달에 두 번 더 챙겨야 한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자체와 시교육청이 지역아동센터와 주5일 프로그램의 교류,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텐데 아직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채정민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