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부 신라왕릉 중 진짜 왕릉은 7기 뿐"

故 이근직 경주대 교수 재해석 유저 펴내

"현재의 김유신묘는 제35대 경덕왕릉이며, 서악 고분군 앞쪽 김인문묘야 말로 실제의 김유신묘다."

신라왕릉을 재해석한 고 이근직 교수의 유저, '신라왕릉 연구'가 최근 도서출판 학연문화사에서 발간돼 눈길을 모은다.

생전에 학술강연회 등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가 신라왕성 후손 문중에서 호된 시달림을 받기도 한 고 이근직(1963~2011)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 이 교수는 경주학과 신라학 연구에 투신하다 지난해 6월 경주대 앞 네거리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번 유저는 영남대 박사학위논문 '신라 왕릉의 기원과 변천'을 단행본으로 출판하기 위해 고인이 생전에 수정과 보완을 거듭해 편집까지 완료한 상태였다. PC에 남긴 원고를 미망인 주진옥 씨와 그와 같은 연구실에서 공부한 동료들이 찾아냈다.

연구서에는 또 "오릉(五陵)은 박혁거세 무덤이 아니라 실은 5세기 이후의 적석목곽분이며, 제4대 탈해왕릉'제6대 지마왕릉'제8대 아달라왕릉은 통일신라시대 횡혈식석실분이고, 제13대 미추왕릉은 5세기 이후의 적석목곽분, 제17대 내물왕릉은 7세기 무렵 횡혈식석실분이며 이들은 왕릉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번 '신라왕릉 연구'는 지금까지 학계가 최대 난제로 꼽으면서도 해결에 엄두를 내지 못한 신라 왕릉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표방한 역저로 꼽힌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신라왕릉을 기원부터 발전, 쇠퇴, 종말로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역대 신라의 왕릉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를 꿰맞추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저자는 특히 역대 왕릉에 대한 문헌기록과 실제 무덤의 입지조건과 규모, 양식 변천과정을 함께 고려한 결과 담대한 주장들을 쏟아냈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신라왕릉이라는 이름이 붙은 신라 무덤 중에서 실제와 부합하는 것은 27대 선덕여왕릉, 29대 무열왕릉, 30대 문무왕릉, 33대 성덕왕릉, 38대 원성왕릉, 41대 헌덕왕릉, 42대 흥덕왕릉 등 7기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는 모두 주인공을 잃어버렸거나 잘못 알려졌다"는 것이다.

고인이 창립한 경주학연구원은 오는 26일 오전 11시 경주 현대호텔 에머랄드홀에서 유저 발간 기념식을 한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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