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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중국식 인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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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은 2차대전 전후 처리 과정에서 참으로 부끄러운 짓을 했다. 얄타회담에서 전쟁 중 연합국의 보호를 받게 된 모든 소련 국민을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소련으로 송환하기로 스탈린과 합의한 것이다. 그 대상에는 독일 편에서 싸운 '배신자들'뿐만 아니라 전쟁 포로와 독일의 강제 노동에 동원된 사람 모두가 포함됐다. 그 수는 모두 545만 7천856명에 달한다. 미국은 친절하게도 미국 서부 해안의 포로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소련인까지 넘겼다.

이 중에는 송환을 원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몸서리쳐지는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다를 것이 없었다. 이들 중 25%가 처형되거나 25년의 강제노동수용소 형을 선고받았다. 나머지도 가혹한 환경 속에 사회간접시설 건설에 강제 동원되거나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졌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사람은 25%에 불과했다. 강제 송환자 중에는 얄타협정을 따른다 해도 송환할 의무가 없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로 오스트리아 남부에서 영국에 투항한 5만 명의 코사크인들이다. 이들은 소련 공산주의 정권을 피해 한 세대 이상을 난민으로 지내왔던 사람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을 죽음으로 거부했다. 아내와 아이를 죽이고 자살하는 남자, 다리 난간에 서서 아기를 강에 던지고 뒤따라 뛰어내린 젊은 엄마, 송환 열차 안에서 칼로 자기 목을 그어 피를 흘리다 죽은 사람…. 1945년 6월1일 코사크인 송환 현장에서는 이런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참상이 벌어졌다.

미국과 영국은 이들의 앞날을 잘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체했다. "때가 되면 소련 당국이 원하는 모든 사람을 넘겨주어야 한다. 우리는 이들이 소련으로 가서 총살을 당하든, 가혹한 대접을 받든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당시 영국 외무부 법률고문 패트릭 딘이 한 말이다. 이것이 뉘른베르크에서 '반인륜' 운운하며 나치 전범을 단죄한 영국과 미국의 추한 얼굴이다.

그 추한 얼굴을 중국에서 다시 본다. 중국은 탈북자를 강제 북송하지 말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에 "중국은 국제법과 국내법의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이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강제 북송이란 기존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중국의 인도주의는 사지(死地)에서 빠져나온 사람을 다시 사지로 보내는 것인가. 중국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정경훈 논설위원 jghun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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