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과 23일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한 대구'경북 예비후보들은 '정보전(戰)'에 주력했다. 전화기를 붙잡고 곳곳에서 알려오는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치열한 정보전쟁이었다. 서류심사와 면접심사 직후 3~5배수로 추려진 여론조사 명단에 누가 포함됐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일단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누가 들어가고 누가 탈락했는지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명단을 입수할 경우 탈락자를 알 수 있고, 명단에 오른 예비후보들로서는 컷오프된 예비후보와의 '선거 연대'를 일찌감치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새누리당 사무처가 22일 오후 대구'경북지역 여론조사를 맡은 3개 여론조사 기관에 명단을 넘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사무처와 해당 여론조사 기관에 '명단 문의'가 잇따랐다. 알음알음으로 지인을 총동원했고, 오후 늦은 시각 대구 한 선거구의 면접 통과 명단이 회자되면서 '3배수' '5배수'라는 말들을 낳았다. 하지만 '기밀유지'를 엄격히 하면서 지금까지 여론조사 리스트는 어디에도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예비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를 알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23, 24일 진행될 여론조사 명단을 달라는 것인데도 보안 때문에 확보가 영 쉽지 않다"며 "인지도에서는 현역을 따라잡을 수 없는 정치신인으로서는 탈락한 후보들이 얼마나 도와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3, 24일 이틀간 실시되는 여론조사는 1'2차 조사로 진행된다. 1차조사는 현역을 포함한 공천 신청자들 중 누가 새누리당 후보로 적합한지 묻는 '당내 적합도' 조사이고, 2차 조사는 현역들 중 하위 25%는 공천에서 배제하기 위해 벌이는 '현역평가 조사'다. 1'2차 여론조사 대상 가구는 다르다.
일각에서는 서류와 면접 채점표 상의 가'감점 요인을 두고 '정치력보다는 바른생활'을 염두에 둔 평가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당 비상대책위가 만든 것으로 알려진 감점 요인에는 ▷병역비리 및 특혜 ▷당 제명 및 탈당 여부 ▷당의 명예실추 ▷세금포탈 및 탈루 ▷금융비리 ▷부동산 투기 등이 있고, 가점 요인에는 ▷장기기증 서약 여부 ▷헌혈 내역 ▷언론 기고 ▷방송토론회 출연 ▷다자녀 출산 등이 있고 특히 여성, 장애인, 과학기술인은 무조건 플러스 점수를 받게 된다.
이에 대해 한 지역구 관계자는 "감점 요인을 두고 솎아내는 것은 문제를 미연에 차단하는 효과로 꼭 필요한 검증 절차이지만 장기기증 여부나 헌혈 내역 등으로 플러스 점수를 주는 것은 검증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쇼'로 비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새누리당이 '희생과 봉사'를 우선 덕목으로 꼽은 것과 맥을 같이하지만 이 같은 가'감점 요인이 공천자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경우 탈락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것이 정치권의 지적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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