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싹 바꾸자" "중진은 키워야"…인적쇄신 구심점 대구

향후 정치력 약화 전망, 당 안팎선 찬반 목소리

"생애 첫 투표의 즐거움을 누리세요." 29일 대구가톨릭대학교 입학식장에서 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새내기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투표참여 다짐 인증샷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새내기 중 만19세가 되는 신입생들은 이번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새누리당 내에서 "인적쇄신의 구심점은 대구"라는 말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외에는 특정 정치세력에 의한 '바람'이 좀처럼 일지 않고 있는 새누리당 텃밭에서부터 '현역 솎아내기'를 통해 인적쇄신의 방점을 찍는다는 예고에 최근 부쩍 힘이 실리고 있다.

물론 교체 바람에 맞서 '초선 일색' 구성이 대구의 정치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와 반발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대구에는 12명의 현역 의원 중 4명이 불출마를 선언, 8명이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불출마 의원은 박근혜 위원장(달성), 이해봉(달서을), 홍사덕(서), 주성영(동갑) 의원 등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는 "서울 등 수도권은 '인물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하지만, 새누리당 정서가 강한 대구는 아직까지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그래서 "누구를 내놓더라도 당선에는 지장이 없다"며 교체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50% 교체설에서 60%로, 이어 '현역의원 70% 교체설'까지 나오게 된 배경이다.

추가 탈락자 2명이 나오면 공천과정에서 현역 의원 교체율은 50%가 된다. 3명이면 58%, 4명이면 67%까지 올라간다.

반면 상대적으로 경북은 무풍지대와 다름없다. 교체율이 50%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는 경북지역의 한 친박계 핵심인사가 최근 "대구의 현역교체가 생각보다 클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짐작을 할 수 있다.

경북은 안동, 김천, 영천, 상주, 영주를 빼면 모두 2~4개 복합선거구여서 전직 의원이나 재출마자라면 몰라도 새 인물을 심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영천과 영주, 상주 현지에서 현역 의원들에 대한 강한 비토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이들 지역 공천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공천위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경북 역시 공천의 무풍지대는 아닐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물갈이 태풍'의 영향권에 든 대구의 경우 12명의 현역 의원 중에서 3, 4명만 살리고 나머지는 초선(初選)으로 채우겠다는 새누리당의 'TK의원 희생 공천' 전략에 대한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도 강하다.

18대 국회에서 대구경북 의원들이 당직과 국회직을 제대로 꿰차지 못했던 것도 결국 '선수'(選數)나 정치적 무게감에서 밀렸기 때문이었는데 그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교체가 능사라는 인식이 현실화되면 3선 이상 중진급에서 국회 상임위원장이 나오고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굵직굵직한 당직자가 배출되는 국회 관행으로 볼 때 초선급만 수두룩한 대구 의원들이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선과 초선이 어우러지는 안배를 고려해야지 '무조건 물갈이'만을 기치로 삼아선 안 된다는 목소리다.

특히 총선 이후 대선 정국, 더 나아가 '포스트 박근혜'를 도모할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초선 위주의 의원 구성은 대구의 정치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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