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경기 부진 등으로 취업 준비생부터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일자리에 대한 불안이 크다. 산업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는데 대학 졸업생들은 갈 만한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우리나라의 청년 고용률은 40.3%로 선진국인 영국 60.8%, 독일 56.9%, 미국 55.0%, 일본의 54.0%에 비해 많이 낮은 편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80%가 넘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경제 상황이 호전되면 청년 취업난이 해결될 수 있을까? 대답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경기 변동에 따라 취업자 수도 같이 변화하지만 청년 취업만큼은 경기 변동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실제 지난해,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전체 취업자는 42만 명 증가했지만 청년(15~29세) 취업자는 4만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취업자는 2천343만 명에서 2천424만 명으로 81만 명이 증가했지만 청년 취업자는 420만 명에서 387만 명으로 33만 명이 감소했다.
어렵사리 대학에 진학하지만 고액의 학비 부담에 따른 등록금 대출금의 압박과 88만원 세대의 늪에서 시달리다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하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이에 따라 심지어 초등학생들까지도 안정적인 공무원 등을 선호한다는 기사까지 있다.
이러한 과정 끝에 모두가 원하는 직장을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청년 실업의 해법은 참으로 답답하기만 하다. 청년 실업을 해결할 방도가 없는 것일까?
이런 심각한 청년 실업의 해결 실마리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열린 고용 분위기에서 보이기 시작하였다. 학벌 지상주의를 탈피하고 능력과 실력으로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졸 채용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중공업사관학교를 설치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한 인재들을 중공업 전문가로 육성하고 졸업생을 대졸자와 차별 없이 처우할 예정이다. 현 정부가 중점 육성해 오고 있는 마이스터고는 이러한 흐름을 촉진시키고 있다.
현장 실습 위주로 졸업 후 높은 취업률을 보이는 한국폴리텍대학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지난해 수시모집 경쟁률은 평균 6대 1(최고는 34대 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폴리텍이나 전문대학을 다시 다녀 일자리를 찾았다는 뉴스는 흔히 들을 수 있다.
대기업과 금융기관, 공기업에서도 고졸 채용의 비율을 점차 높여가고 있고 최근 삼성전자 구미공장에서는 고졸 2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둘러보면 기업의 핵심 인재와 성공 기업가 중에 고졸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대학만이 살길이라 여기는 학벌 지상주의가 청년 실업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실 눈높이를 낮추자고 하지만 일단 대학을 졸업하면 그리 쉽게 낮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대구고용노동청에서는 '대학 진학과 취업을 앞둔 청소년들에게 고졸 취업 성공의 모델을 제시해 준다면 막막한 앞길에 희망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2012년 '열린고용지원관' 사업을 시행한다. 고졸 학력으로 취업(창업)하여 성공한 기업체 대표, 임원을 발굴하여 열린고용지원관으로 위촉하고 선 취업 후 진학을 촉진시키기 위한 멘토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성공한 선배로서 고교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특강이나 대화를 통하여 취업 성공 롤 모델을 제시하고 기업 탐방 및 모교생 채용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하며 대구고용노동청과 대구'경북 교육청이 긴밀히 연계하여 사업을 추진한다.
대구고용노동청은 이미 삼성전자, 대구은행, 포항제철 등 지역의 기업간부나 대표들을 열린고용지원관으로 발굴하였고 곧 100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오는 4월에는 교육청, 특성화고 산학협력부장, 경영자총협회 등 유관기관과 열린고용지원관 및 학생들과 함께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열린고용지원관' 제도가 학벌 지상주의 사회풍토에 변화를 일으키고 나아가서는 국가적 과제인 청년 실업 해소에 기여하는 디딤돌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장화익/대구고용노동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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