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주 농공단지 가스 폭발…공사현장엔 안전관리자 없었다

상시점검 아닌 보수작업중 사고…경철 안전관리 소홀에 무게

5일 발생한 OCI머티리얼즈 공장 폭발사고 현장에는 철재 파편들이 수십m까지 널브러져 있었고, 폭발 당시 불이 나 기계설비는 그을음으로 가득했다. 영주경찰서 제공
5일 발생한 OCI머티리얼즈 공장 폭발사고 현장에는 철재 파편들이 수십m까지 널브러져 있었고, 폭발 당시 불이 나 기계설비는 그을음으로 가득했다. 영주경찰서 제공

5일 영주시 상줄동 가흥농공단지에 입주한 OCI머티리얼즈의 폭발사고(본지 5일자 6면 보도)와 관련, 안전관리가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2010년 두 차례 폭발 및 질식사고에 이어 이번에 또 폭발사고가 발생하면서 인근 주민들까지 불안해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45분쯤 OCI머티리얼즈 2단지 내 5공장에서 가스관 보냉 커버 해체작업을 하던 중 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직원 박모(58) 씨가 숨지고 본사 직원 2명과 협력업체 직원 2명 등 4명이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사고원인을 둘러싼 의혹

이번 사고 직후 회사 관계자는 "가스 누출은 없었다. 수시 점검을 하면서 보온재가 허술해 교체작업 중이었는데, 보온자재가 터져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사고 장소에는 안전관리자가 없었지만 작업에 착수하기 전 안전관리 지침을 하달하고 작업을 지시했다"며 "정확한 사고원인은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 회사 A공장장은 "상시 점검 차원에서 보온재를 교체하는 과정이었는데, 현재까지 사고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커버 교체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생겼는데도 가스관은 멀쩡한 상태다. 어떻게 폭발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준공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공장에서 가스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은 많은 의문점을 남긴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경찰 조사결과 폭발사고가 발생한 곳은 회사 측 주장대로 상시점검이 아니라 보수작업 중이었던 곳으로 드러났다. 폭발사고 현장에 안전관리자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주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사고는 펌프에 트립(고장)이 발생해 보수작업을 하기 위해 가스관을 싸고 있는 우레탄 보온재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고 했다.

◆잇따른 사고, 대책은

OCI머티리얼즈 공장에서는 이번 사고에 앞서 2010년 8월 29일 오후 4시 45분쯤에도 제4공장에서 수소 콤프레셔 유연관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 인근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했다. 주민들과 시의원 등은 당시 영주시장실을 방문해 이 업체의 가스 위험 여부 전문가 설명, 소음 방지대책, 간접피해 보상 등을 요구했다.

또 같은 해 8월 4일 오전 9시 20분쯤 제2공장에서 탱크 청소작업을 하던 인부 심모(40) 씨 등 3명이 저산소증으로 질식해 병원 치료를 받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잇따른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안전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OCI머티리얼즈는 부지 30만㎡에 건평 12만여㎡ 규모로 1~5공장이 들어서 있다. 근로자는 480여 명(협력업체 직원 100여 명 포함)으로, 지역 최대기업이다. 안전관리팀은 모두 10명이다.

회사 측은 매월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안전 교육과 안전지침을 하달한다고 했지만 사고현장에 안전관리자가 없는 등 안전관리가 허술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

회사 관계자는 "안전사고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허점이 있는 것 같다"며 "더 철저한 안전교육을 통해 안전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감독과 감시를 철저히 하겠다. 현재 자체조사를 하고 있지만 협력업체 직원들이 작업과정에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전관리 전문가들은 "교육도 좋지만 작업자가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더 우선시돼야 한다. 자칫 대형사고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현장의 안전수칙이 말로만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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