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현수의 시와 함께] 봄비에 젖은-길상호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약이다

어여 받아먹어라

봄은

한 방울씩

눈물을 떠먹였지

차갑기도 한 것이

뜨겁기까지 해서

동백꽃 입술은

쉽게 부르텄지

꽃이 흘린 한 모금

덥석 입에 물고

방울새도

삐! 르르르르르

목젖만 굴러댔지

틈새마다

얼음이 풀린 담장처럼

나는 기우뚱

너에게

기대고 싶어졌지

삶의 고단함 속에 숨어 있는 의미를 따스하게 읽어내는 길상호 시인의 작품입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봄비를 약이라 하니, 천지의 온갖 것들이 살아나는 게 바로 이 때문이었나 쉽네요.

아직 겨울이 다 끝나지 않아 차가우면서, 또 겨우내 단단하기만 하던 얼음을 녹여내어 뜨거운 눈물 같은 봄비. 이러니 동백꽃 입술은 부르트듯이 벌어지고, 방울새도 겨우내 닫힌 목소리를 열 수밖에요.

이럴 때면 세상의 모든 경계심도 풀리어, 얼음 풀린 담장이 기울 듯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겠지요. 그 중에 축대 무너지듯이 내려앉는 크나큰 그리움은 또 얼마나 될까요.

시인·경북대 교수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4주 연속 하락해 51.5%를 기록했고,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스타벅스 코리아는 마케팅 논란 재발 방지를 위해 오는 22일 전국 매장에서 영업을 조기 종료하고 교육을 실시한다. 신세계그룹은 17일 역사 ...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비상임위원 7명이 청사에 출입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며 의문...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