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현수의 시와 함께] 봄비에 젖은-길상호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약이다

어여 받아먹어라

봄은

한 방울씩

눈물을 떠먹였지

차갑기도 한 것이

뜨겁기까지 해서

동백꽃 입술은

쉽게 부르텄지

꽃이 흘린 한 모금

덥석 입에 물고

방울새도

삐! 르르르르르

목젖만 굴러댔지

틈새마다

얼음이 풀린 담장처럼

나는 기우뚱

너에게

기대고 싶어졌지

삶의 고단함 속에 숨어 있는 의미를 따스하게 읽어내는 길상호 시인의 작품입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봄비를 약이라 하니, 천지의 온갖 것들이 살아나는 게 바로 이 때문이었나 쉽네요.

아직 겨울이 다 끝나지 않아 차가우면서, 또 겨우내 단단하기만 하던 얼음을 녹여내어 뜨거운 눈물 같은 봄비. 이러니 동백꽃 입술은 부르트듯이 벌어지고, 방울새도 겨우내 닫힌 목소리를 열 수밖에요.

이럴 때면 세상의 모든 경계심도 풀리어, 얼음 풀린 담장이 기울 듯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겠지요. 그 중에 축대 무너지듯이 내려앉는 크나큰 그리움은 또 얼마나 될까요.

시인·경북대 교수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진숙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컷오프설과 관련해 다양한 경선 방식을 환영한다고 밝혔으며,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된 논란이 지속되고 ...
경찰이 다올투자증권과 다올저축은행에 대한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로 강제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사...
충남 아산에서 택시기사 B씨가 50대 남성 A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며,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