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딱? 조금? 단지?… '자스트 상주' 무슨 뜻?

도시브랜드 슬로건 애매모호… 도입 3년 되어가도 정착 못해

'자스트 상주' 엠블럼.

"'JUST Sangju(자스트 상주)'가 대체 무슨 뜻이에요?" (외지인들)

"잘 모르겠어요" "글쎄요, 기억이 잘 안나네요."(상주시민들)

상주 등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 슬로건에 영어를 일부 또는 전체 인용해 도시 슬로건으로 사용하면서 뜻은 물론 지역 특색, 이해도 등 면에서 용역기관과 해당 공무원만 아는 '국적 불명'의 슬로건으로 전락하고 있다.

상주시의 도시브랜드 슬로건 'JUST 상주'는 활용된지 2년 9개월이 지났지만 외지인은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좀처럼 뜻을 알수 없다'는 반응이어서 브랜드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상주시는 2009년 9월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JUST Sangju'로 확정하고 공문서와 행정서식, 시설물, 명함, 공용차량, 기념품, 관광안내판, 축제 등에 활용하고 있다. 시는 도시브랜드 슬로건 용역 및 여론 수렴에만 4천500만원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Just Sangju'는 Justice(정정당당한), Unlimited(끝없이), Success(성공), Together(모두 함께)의 영문 첫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합성어로, '바로 지금부터 상주의 시대가 열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영어사전에서 'JUST'는 '정확히'라는 뜻의 '딱'을 비롯해 바로 그 순간, 단지, 거의, 조금, 쉬운 등 여러가지 뜻을 담아 이해하기 어려운데다 대다수 시민들은 합성된 슬로건 단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일반인들은 '쉬운 상주?' '단지 상주?' '조금 상주?' 등을 연상하는 등 뜻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시는 한글로 '자스트 상주'로 홍보하고 있어 일부 시민들은 경상도 사투리 '자슥아 상주'로 오해의 소지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민들은 "'디지털 구미' '런닝 문경'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등 그 도시의 특징과 브랜드가치를 단박에 느낄수 있는 슬로건과 비교할 때 시의 설명을 들어도 '뜻'과 '의미'를 갸우뚱하게 한다"며 "상주의 특징과 브랜드가치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티즌 이상진 씨는 21일 상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자스트 상주는 영어로 사용했음에도 외국인들 조차 의미파악을 하기 힘들고 지역민이 (뜻을)알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글을 이용하거나 지역의 특색을 잘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주시 관계자는 "개편 작업에 나서면 또 다시 행정력 낭비와 예산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지켜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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