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서 먹거리 찾아 헤메던 애들 모아
한글'영어 가르치고 새마을정신도 전파
공무원'교사 되고 한국 산업연수생…
"공장을 지어 돈을 벌겠다는 꿈을 안고 캄보디아에 갔지요.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이 불쌍해 그저 몇명 돌봐준다는 것이 지금에 이르렀어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강남외국어 학교를 운영하는 김동명(52'사진) 나눔재단 월드채널(국제구호 NGO단체) 대표. 김 대표는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빈민의 아버지로 불린다. 문맹인이나 다름없는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한국의 새마을 정신을 전파하는 전도사이기도 하다.
"먹지 못해 죽어가는 캄보디아 아이들을 보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굶어가며 학교를 독학으로 다닌 자신의 어릴 때 모습이 생각 났다"는 김 대표는 두메산골인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에서 6남매 맏 아들로 태어나 독학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 성공한 CEO의 꿈을 키우던 평범한 사업가였다.
그러던 그가 CEO의 꿈을 접게 된 것은 바로 헐벗고 굶주림에 지친 아이들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는 공원이나 학교 벤치 나무 밑에서 잠을 자던 나의 옛 모습과 캄보디아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똑같아 돌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처음엔 4명의 아이를 숙소로 데려와 살면서 씻기고 먹이고 잠자고 공부도 가르치며 생활을 했지요. 하지만 해맑은 눈망울을 가진 어린 아이들을 저버릴 수가 없었어요. 결국 부족하지만 내가 돌봐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하루하루 놀랍도록 변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학교운영을 중단할 수 없었어요."
김 대표가 프놈펜 시가지에'강남외국어학교'란 간판을 본격적으로 내 건 것은 2006년. 천막교실로 아이들은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고 결국 부족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사업 밑천을 털어 넣어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2년(2008년) 만에 학생은 2천300여 명으로 늘었다. 이런 모습에 감탄한 캄보디아 정부는 강남외국어학교를 정식 중'고등학교로 인가를 내줬다. 그러나 2009년 사비를 들여 5여 년 간 학교를 운영해 오던 김 대표에게 폐교라는 위기가 닥쳤다. 자포자기하고 실의에 빠져 있던 김 대표에게 실오라기 같은 희망의 소식이 전해져 왔다. 주 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이 "학교 문을 닫게 해서는 안 된다"며 외교통상부에 도움을 요청, 2009년 4월 12일 국제구호 NGO 단체인 나눔재단 월드채널을 정식으로 인가 받게 되면서 뜻 있는 한국인들로부터 후원을 받아 캄보디아 강남외국어 학교를 정상 궤도에 다시 올려놨다.
"아이들이 작은 질병에도 저항력이 없어 죽어갈 때, 학교 임대료를 내지 못해 땅 주인이 찾아와 학교를 비워 달라고 할 때,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소리가 날 때, 아무도 없는 학교에서 혼자 밥을 지어 먹을 때'''." 김 대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 대표는 요즘 화색이 만면하다. 월드채널을 통해 후원의 손길이 이어졌고 결국 지난 3월 16일 졸업생 1만300여 명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그는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고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먹거리를 찾아 헤매던 아이들이 커서 캄보디아 정부 공무원과 학교 선생님이 되고 한국어 능력을 인정 받아 산업 연수생으로 한국에 와 자신들만의 꿈과 희망을 싹틔우고 있는 모습을 볼 때는 가슴이 뿌듯하다"며 "아낌없는 후원으로 가난에 찌든 아이들을 보살펴 주신 월드채널 가족들과 무명의 후원자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나눔재단 월드채널은 캄보디아외국어학교를 통해 빈민국인 캄보디아의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비롯,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을 가르치며 꿈과 희망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 특히 새마을 운동과 4H정신을 전파하는 전도사로 나서 매월 1차례씩 전교생이 빗자루와 쓰레기 봉투를 들고 프놈펜 시가지를 돌며 청소하고 계몽할동도 펼치고 있다. 또 빈민촌을 찾아가 사랑의 쌀 나누기, 한국에서 수집한 헌옷과 학용품 전달 행사 등을 펼치며 한국인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현재 나눔재단 월드채널 홍보대사로 MBC 싱글벙글쇼의 김혜영 씨와 봉화출신 가수 이태호 씨, 트로트가수 현철 씨 등이 활동하고 있으며 3천여 명의 소액 후원자가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경상북도 공무원들도 국장급 1만원, 과장급 5천원, 5급이하 자율적 참여 의사를 밝혀와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나눔재단 월드채널은 현재 봉화지부와 부산'서울지부가 문을 열고 활동 중이며 앞으로 대구'경북지부, 경기'강원, 충청'대전, 전라남북도'광주지부 창립을 준비 중이다. 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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