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삼력의 시네마 이야기] DVD 시장에 미래는 있는가?

최근 필자가 만든 4편의 영화 중 세번째 작품인 '하얀 나비'의 DVD가 출시되었다. 흥행하지 못한 영화를 DVD까지 출시해준 배급사에 감사할 일이고 개인적으로 매우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의구심이 들었다. IPTV나 인터넷에서는 3천원이면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DVD 가격은 2만원이 넘는데 누가 이를 구매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사실 지금 시장에서 DVD라는 매체는 굉장히 애매한 위치에 있다. HD급 고화질을 무기로 하는 '블루레이'와 간편하고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는 인터넷 다운로드 방식의 상영작 구매 사이에서 그 효용성을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DVD를 플레이어와 연결해 TV 등 모니터와 보기에는 이미 PDP 등 가정의 모니터 사이즈가 커서 화질을 만족시키기 어렵고 컴퓨터라면 굳이 DVD보다 AVI 파일 등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인터넷 다운로드 방식이 훨씬 관객 입장에서 편하다.

과거에는 DVD를 구매하면 영화의 메이킹 필름이나 감독특별판 등을 감상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지만, 이 역시 시장 상황의 악화에 따라 점차 보너스 트랙 없이 작품만 삽입해 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DVD의 시장가치 및 구매 이유를 어디에서 찾아볼 것인가? 필자는 적어도 고전과 명작 영화만큼은 앞으로도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인터넷 영화의 다운로드 선호도는 최신영화에 집중되기 마련인데 이는 당연히 관객들이 극장에 개봉하는 모든 영화를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디지털 영상파일 시장이 확고하게 구축되고 있지만 2000년대 이전에 개봉했던 영화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해당 분야의 작품에 집중하는 것은 영화 애호가들이 과거 가정용 비디오테이프(VHS)로 보유하고 있던 영화들이 DVD로 출시되지 않아 직접 테이프를 DVD로 녹화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등장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소장'과 '발굴'의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역시 출시 회사의 시장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좀 더 검토해 보아야 할 부분이겠지만, DVD 라인업을 유지할 생각이라면 고려의 대상은 되리라 생각한다.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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