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이여, 토양이여/ 신(神)이시여 로마를 가져가소서/ 로마를 받으소서/ 아! 불꽃이여.'
서기 64년 오늘, 네로 황제(서기 37~68)가 불타는 로마를 감상하면서 수금을 켜며 불렀다는 노래다. 폴란드 작가 헨리크 센키에비치의 소설 '쿼바디스'(1896년 작)에 나오는 내용이다. 네로가 그런 미치광이 짓을 했을까.
이날 로마에서 대화재가 발생, 인구 250만 명의 세계 최대 도시를 휩쓸었다. 7일 동안 불이 계속돼 14개 구역 중 10개 구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네로는 로마 인근 휴양지에 있다가 화재 소식을 듣고 곧바로 달려와 이재민을 구호하고 황궁을 피난처로 제공했다. 세간에 알려진 대로 네로가 서사시를 짓기 위해, 혹은 새로운 도시계획을 위해 방화했다는 얘기는 잘못됐다는 게 정설이다. 네로는 어머니와 부인을 죽이고 부도덕하게 왕위에 올랐기 때문에 정적들에 의해 이 같은 루머가 퍼졌다.
네로가 화재 후 목조주택의 건축을 금지하고 도시계획을 새로 했기에 로마가 현재까지 보존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선량한 기독교인들을 방화범으로 지목해 극심하게 탄압한 죄과 때문에 미치광이로 오인된 것이다. 방화 혐의만큼은 무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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